육아휴직도 못 쓰는 불편한 ‘성 평등’
육아휴직도 못 쓰는 불편한 ‘성 평등’
  • 당진신문
  • 승인 2016.10.19 13:48
  • 호수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지난 13일에서 14일까지 ‘충남 성평등 정책 모니터링단 교육’을 실시했다.

성평등 정책 모니터링이란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이 실제 도민 삶의 터전에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도민이 직접 모니터링을 해 보고 개선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활동이다.

2016년 성평등 정책 모니터링을 위해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2015년 도와 시군에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성평등 개선 조치사항을 제출한 사업 71개를 선정했으며, “성별 균형참여”, “접근성·안전성”, “접근성·편리성”, “편리성·가족친화” 점검을 내용으로 하는 모니터링 지표를 개발했다.

모니터링단 16명은 3주간 도와 시·군 현장을 방문하고 시설을 이용하는 도민을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등 현장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성평등 정책의 실행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평등 정책에 대한 도민 체감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충남의 성 평등 지수가 전국 최하위권이라고 나와서 여성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여성가족부에서 매년 전국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성 평등 지수’에서 충남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2014년의 경우 충남의 양성평등 지수는 68.1점으로 전국 평균인 70.2점에 못 미쳤다. 21개 조사 지표 중 여성의 의사결정 지표가 전국 14위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문화·정보(13위), 보건·안전(13위), 교육·직업훈련(12위), 복지(12위), 경제활동(11위) 등 대다수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충남의 성 평등 지수가 타 시·도에 비해 낮은 것은 농촌지역 인구 고령화 때문으로 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충남도는 전국 하위수준인 성평등 지수를 개선하고 점진적으로 양성평등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정책수립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성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를 한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공통의 과제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현장에서는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정치 분야에서 형식적인 성차별은 상당히 해소됐지만 아직도 지역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출산과 육아의 문제인데 이 때문에 아기를 갖지 못하는 가정이 늘어나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었으므로 사회와 국가가 함께 책임을 지는 정책이 시급하다.

한편, 당국은 인센티브 등을 통해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은 상한액이 설정돼 있는데다 대체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부담 등으로 인해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를 낳은 뒤 자리를 뺏길까봐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복직했다는 여성의 이야기는 흔하다. 출산한 여성직장인들도 출산 휴가를 다 챙기기가 힘들어 조기에 복직하는데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다.

이와 관련 충남는 올해 추진 중인 ‘충남 양성평등 비전 2030’ 수립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고, 내년부터 양성평등 정책의 조기 실현을 위해 양성평등 교육·홍보를 최우선 과제로 전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도가 최하위권의 오명을 벗기 위해 양성평등의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현장에서 실제적인 문제점들을 파악해서 개선되는 효과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요구한다. 교육과 홍보도 좋지만 제도개선이 되어야 양성평등 최하위의 멍에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