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고대면 슬항리)

내가 어렸을 때 농촌은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곳이었고, 모든 문화의 근원이고 정서의 발상지였다. 오곡이 무르익은 들판, 그리고 농부가 소를 몰고 밭을 가는 모습은 그지없이 평화스럽고 정서적이었다. 시대가 흐르면서 대가족제가 사라지고 핵가족화해가는 현실 속에서 농업인구 감소는 당연시되고 또한, 농민들의 연령구조도 고령화 되어 농업인구는 날이 갈수록 자연 감소되고 있다.
농민 중에는 “팔십 평생을 농촌에서 살아오는 나에게 도시생활이 달갑지 않아! 아직 근력이 있으니 내 힘으로 먹고사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 다행스럽긴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촌의 현실을 주시해 보면 문제되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로 눈에 보이게 인구의 감소화와 주인 없는 농가주택이 늘어나고 거기에다 주민들마저 보기 힘들어서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농사의 본업인 농민은 고령화되어 논농사를 직접 지을 수 없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기계농이다. 논농사는 이렇게 해결한다지만 기계를 투입할 수 없는 밭농사의 실정은 또 어떠한가? 밭농사는 현실적으로 고령의 여성들이 소득 없는 밭을 경작하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거기에다 힘들여 가꾼 작물의 판권은 당연히 재배한 농민이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실제로 판매구조는 판매 대리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축산업도 실정은 마찬가지이다.
다음으로 농촌에 심각한 문제는 농민들의 건강상태이다. 허리는 머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구부러져 있고 팔, 달리, 허리 등도 하나같이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 때 오르고 내리기가 얼마나 힘겨워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정부로부터 농민들에게 여러 가지 유익을 끼쳐온 것도 사실이지만 농민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보다 힘써 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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