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시 - 문현수

메일 내용햇살이 아름답다
가지마다 열매가 자태를 뽑낸다
대추나무에 대추가
참 많이도 열렸다
가지가 무거움에 지쳐 있다
밤나무 감나무도
그 나름대로 멋을 풍긴다
사과는 붉은 빛를 발하고
벼들은 이미 겸손함을 말한다
가을이 벌써 중턱에 와있다
고유의 명절이라는 추석이다
삼삼오오모여 오고가는 이의 말들이
그동안의 안부로 이어진다
노을보다 더 붉은 고추가
마당을 차지하고
어느 노 집사님은 자식들을 위해
오늘도 김장배추를 심으신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