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전통시장, 죽음 문턱 앞 수술대 위로
당진전통시장, 죽음 문턱 앞 수술대 위로
  • 당진신문
  • 승인 2014.07.14 11:26
  • 호수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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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외면’이란 병, 치료 가능할까
2014년 대한민국 전통시장들의 몰락
지역경제·민생경제 주인공 전통시장

규제를 통한 ‘전통시장 살리기’ 실패

최근 정부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절충안에 합의한바 있다.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강제적 휴일을 지도해 ‘전통시장 살리기’를 하겠다는 것.
유통산업발전법은 유통산업의 효율적인 진흥과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고, 건전한 상거래질서를 세움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대형마트들의 강제 휴일은 득보다 실이 더욱 컸으며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영업일 규제에도 불구, 전통시장의 뚜렷한 매출액 증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으며, 여론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2008년 25조 9,000억 원에서 2012년 21조 1,000억 원으로 4조 8,000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4년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여전히 몰락하고 있으며, 당진전통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왜 당진전통시장을 살려야 하는 것인가?

당진전통시장은 1974년 개설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총 대지면적 16,445㎡, 총 점포수는 208개로 상설시장(87점포), 어시장 (35점포), 잡시장(27점포), 정기시장(59점포)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당진전통시장의 쇠퇴에 따른 활성화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은 치열했고 수많은 토론회와 설명회 등 재건축과 재개발을 두고 약 10년 이상 공방이 계속되어 왔었고, 시설의 현대화, 총괄적 시장정비, 현 상인들의 자구 노력 등 입장차가 있었다. 결국 당진시는 2011년 당진전통시장의 시설현대화(재건축)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초 1974년 건축된 어시장 건물의 재건축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데, 총사업비 105억 원 규모로 국비 34억 원, 시비 71억 5천만 원이 투입되어 연면적 5,255㎡ 지상 2층 건물로 올해 12월 준공될 계획이다.  
그렇담 정부, 그리고 당진시는 왜 전통시장 살리기에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것일까? 당진전통시장에 소비된 예산들의 당위성은 무엇에 있었던 것일까.
전문가들은 전통시장 붕괴는 곧 해당 지역경제의 붕괴를 연쇄반응을 일으킨다고 말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종사하는 상인과 노점상들의 고용 측면에서 비중은 상당히 크다. 대부분의 전통시장 자영업자들은 생계확보 차원에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연쇄적으로 전통시장은 지역의 중소제조업과 중소도매업의 주요 판로이며 거래처에 있다. 전통시장이 만약 퇴세의 길을 걷고 사라진다면, 지역의 제조업과 도매업의 연쇄적 퇴세는 불가피하다. 또한 이로 인하여 지역의 중소금융기관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리고 대형마트들의 지역 독주체재는 전국 유통시스템으로 인하여 지역 소비자의 소득의 역외 유출이 가장 큰 문제다. 이는 곧 당진지역 경제의 기반이 약화되는 것으로 당진의 세수기반이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즉 고용성, 중소제조·도매업의 발전, 지역경제 소득의 순환구조, 안정적 세수기반을 위해 당진시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다.

전통시장의 가격 메리트,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통시장 36개와 인근 대형마트 36개, 기업형 슈퍼마켓(SSM) 34개를 대상으로 생활필수품 40개 품목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이 결과 전통시장이 최대 15%까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보다 물건 가격이 저렴한 것은 여러 차례 보도되어 왔으며, 시민들도 체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통시장은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자동차를 이용하며 모든 생활을 영위한다. 또한 각 가정의 구성원 축소 및 맞벌이 가정들이 증가함에 따라 사회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집안일’을 할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업주부가 11개월째 감소하고 있으며 700만 명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비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는 가사·육아를 위해 집에 있는 사람의 감소다.  
또한 대부분의 가정들은 장을 보러 가기 위해선 주말이나 여가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업무시간 등으로 저녁이나 주말에만 장을 보기 때문에 대부분 1·2주일간 생활할 용품을 구매하는 대량 구매가 증가추세다. 이를 증명하듯 가정용 냉장고 역시 나날이 용량이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 소비자들의 대형화로 소규모 소비가 주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퇴근길에 하루, 이틀의 장을 보던 소규모 구매에서 저장과 보관이 용이한 상황 속에서 유류비를 고려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느껴지는 것. 또한 인터넷 구매의 확대, 스마트폰으로도 생필품의 구매 등 손쉬운 방법들이 있으므로 굳이 전통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불규칙한 영업시간, 유동적인 운영 등의 전통시장에 발길을 돌리기란 어려운 선택이다. 이외에도 공용주차장의 주차비용과 협소함, 전통시장의 무질서함과 편의부족 역시 소비자 외면의 이유로 꼽힌다.
그렇지만 상인 자구의 개발로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는 불가능에 가깝다. 전통시장의 상인들 대부분이 생계의존형으로써 기본 투자비마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가 전통시장에서 느끼는 서비스 만족도와 시설은 여전히 영세하고 낙후된 상태로  유지되고, 대형마트들의 이익 창출을 위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활성화 방안, ‘혼합형정비사업’ 성공할까

당진의 경우 국수 먹는 날, 전통 놀이, 각종 축제 및 행사, 당진사랑상품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와 함께 어시장 재건축 공사 등 활성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 12월 준공 계획인 어시장 재건축은 전통시장 재건축 사업의 첫 번째 신호탄으로써 큰 의미와 무게를 지니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와 이해관계 충돌은 여전하다.
현재 당진전통시장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기초적인 문제인데, 시설 준공 이후 점포 사용권에 대한 정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전통시장은 당진시가 소유지로 갖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점포 사용허가를 갖고 있는 수허가자들 중 일부가 무단으로 양도·전대하고 있는 실태다.
개설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점포 사용권을 무단으로 양도·전대할 수 없지만, 당진전통시장 설립 때 상인들이 개발비를 충당했고 이로 인해 기부체납 기간이 끝난 시점에서 당진시 소유로 넘어갔으나, 개인이 개발비를 들여 만든 건물로써 개개인간 임대 및 명의변경을 당진시가 눈감아줬고 지금에 이른 것. 
그리고 최근 새누리당 김동완 국회의원은 이를 해결할 ‘혼합형 시장정비사업’을 제안, 정책지원을 건의해 당진전통시장이 시범적용 사례로 연구용역이 시행될 예정이다.
혼합형 시장정비사업의 주요 골자는 정부가 공공시설 투자비를 전액 지원해 상가·집객시설 등을 분양하는 방법이라고 김동완 의원실은 설명하고 있다.
당진시장상인회 정제의 회장은 “전국적으로 시설 현대화 사업과 각종 전략 등으로 1조 5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전통시장에 사용됐지만 성공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현재 어시장 재건축처럼 시설 현대화 사업은 점포허가자인 1차 수허가자와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2차 전세자 등으로 시장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로 개발 방향을 두고 문제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혼합형정비사업으로 공공부문과 민자부문을 함께해 본래의 상권과 새로운 민자 상권을 개발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혼합형정비사업의 내용은 오는 17일 김동완 국회의원의 주최 토론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들 본인

그렇담 지금 당장 시설 현대화, 점포 운영권의 정립이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시민들이 발길을 돌릴까? 물론 아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서비스’로 판단된다.
일례로 일본 전통시장의 경우 인상적인 부분이 매우 많다. 단순히 시설 현대화나 지역 고객의 중심에서 탈피해 해외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상품구색변화, 철저한 상인교육을 동반해 한번 시장을 찾은 이들은 호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원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수산물 시장으로 유명한 부산 역시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의 주된 목표를 상인의 의식으로 삼고 ‘상인 대학’을 개설해 매주 2회 총 40시간의 교육을 펼치고 있다. 교육 내용은 상인의식 변화와 마케팅, 선진시장 벤치마킹 등이다.  
김영기 시장경영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구매 형태가 변화되어 제품의 객관적 정보를 기준으로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구매형태가 변화했다”며 “외부적인 현실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부적인 문제점 파악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상인 위주 판매방식에서 소비자 위주 판매방식으로의 의식 변화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대고객 서비스 개선 촉구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수술대에 오른 당진전통시장, 어떤 수술을 해야할까

대한민국에는 유명 전통시장들이 존재한다. 이는 해당 지역의 관광코스로도,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저마다의 기획과 방안들로 성공적으로 부활한 좋은 예이다.
그리고 당진전통시장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 수술대에 올라서 있다. 그동안 침체되어 왔던, 시민들의 발길이 향하지 않았던 ‘고질적인 병’으로부터 탈피를 위한 대규모 수술이다.
그리고 이 수술의 중요성은 어느 부위를 치료할지가 관건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한 수술일지,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세금을 이용한 선심성 수술일지, 전통시장 활성화 본연의 목적을 위한 수술일지 말이다.
사람냄새가 나고, 정을 팔며, 추억이 서릴 수 있는 당진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계자 모두가 책임을 지고 개인의 아픔을 동반해야만이 진정한 활성화를, 수술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올바른 방향과 목표를 잡고 서민경제의 근간이자 생계형 업종 중심의 당진전통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