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시 - 문현수

먼 산에서부터 동이 트일때

가슴에 깊이고인 고름을 짜내고
머리에 얽히어있는 실타래를 정리하고
내손에 묶어놓은 손을 풀고
천근 무게를 달았던 다리도 풀고

멀리서 조그마한 빛이 비취고
그 빛을 희망으로 바꾸고
먼 산에서부터 그 빛이 비추기 시작할때
비로소 나는 나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이제 그 빛이 서서히 내게로 다가오면
나는 내가 아닌 우리가 되리
내일부터 우리는 그 빛을 마음껏 감싸고
새로운 날의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하리

어둠의 터널은 지나고 빛의고향
우리는 그 새로운 빛의 세계를 향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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