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이야기 - 배흥섭

마가목
생약명 : 정공피(丁公皮)

중풍, 고혈압, 위장병, 기관지염, 류머티스관절염, 신경통에 특효
풀 중에서는 산삼이 제일이지만 나무 중에서는 마가목이 으뜸가는 약이라고 한다. 마가목에는 이상한 신통력이 있어서 마가목으로 말채찍을 만들어 말을 한 대 때리면 말이 곧 쓰러져 죽는다고 했고, 중풍으로 온 몸이 마비된 사람도 마가목으로 식혜를 만들어 먹으면 씻은 듯이 낫는다고 했으며, 귀신 들린 사람을 마가목을 달여 마시게 하고 마가목으로 때리면 귀신이 도망간다고 하였다. 그런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마가목은 빨갛게 익어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와 온 산을 불태우듯 아름다운 진홍빛으로 물드는 단풍이 매혹적인 나무다. 처음 열매를 입에 넣엇을 때의 시금털털한 맛과 줄기를 꺾었을 때 나는 은은하면서도 코를 찌르는 향기도 이 나무를 영영 잊지 못하게 만든다.
마가목은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란다. 이 나무가 본래 춥고 메마른 땅을 좋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까닭에 높은 산꼭대기로 밀려난 것이다.
마가목은 장미과에 딸린 낙엽관목으로 굵고 크게 자라는 나무는 아니다. 몇백년 묵은 것이라고 해도 지름이 한 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무껍질은 갈라지지 않고 붉은 갈색이며 약간 매끄러운 느낌이 든다. 잎은 아까시나무를 닮았으나 작은 잎들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꽃은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서 하얗게 피고 가을철에 콩알 만한 열매가 다발로 뭉쳐서 빨갛게 익는다. 이 열매는 ant 새들한테 맛있는 먹이가 된다.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마가목술
요즈음에는 가을철에 빨갛게 익는 열매와 단풍이 아름다워서 마가목을 정원수나 가로수로 더러 심는다. 가을철에 땅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 맛을 보면 시금털털하면서도 쓰고 매운맛이 섞여 있는 듯한 복잡한 맛이 입 안에 가득 찬다. 이 복잡한 맛이 나는 마가목 열매가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 약으로 이름이 높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마가목 열매를 주워서 술을 담근다. 35도쯤 되는 증류주에 담가 6개월쯤 두면 은은한 붉은 빛깔로 우러나는데 중풍, 기침, 위장병, 양기부족 등에 효험이 있다. 하루 세 번, 한 번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신다.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마가목 열매로 담근 술을 마시면 튼튼해진다. 오래 먹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며 소변이 잘 나오고 변비가 없어지며 피로가 쉽게 풀리며 양기가 세어진다. 술 빛깔도 좋고 맛과 향이 좋아 가을철마다. 마가목 열매를 따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나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마가목 열매를 가루 내어 먹는다. 마가목 열매를 5시간 동안 술에 담갔다가 시루에 쪄서 그늘에서 말려 곱게 가루를 만든다. 이것을 밥숟갈로 하나씩(5g) 하루 3번 더운 물과 함께 먹는다. 호흡기질환, 기관지염, 기침, 폐결핵, 천식 등에 매우 좋은 효과가 있으며 수시로 먹으면 면역력이 세어져서 잔병치레를 하지 않고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마가목 줄기나 잔가지, 껍질로 술을 담글 수도 있다. 재료의 양보다 술을 3-4배 더 많이 붓고 6개월에서 1년 동안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어 약효성분이 잘 우러나게 한 다음 밥 먹을 때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신다. 류머티스 고나절염, 신경통, 기침 등에 좋은 효과가 있고 오래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마가목은 매우 귀한 편이다. 높은 산꼭대기에 가야 한 두 그루 만날 수 있다. 그나마 빨갛게 단풍이 들고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여름철에는 쉽게 눈에 뛰지도 않는다. 그러나 울릉도에는 마가목이 지천이다. 가을철에 울릉도의 성인봉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 빨갛게 단풍이 들거나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는 모두 마가목이다.
마가목은 다른 나무보다 일찍 단풍이 들므로 멀리서 보아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잇다. 울릉도에는 길옆의 가로수를 모두 마가목으로 심을 만큼 흔하고, 땅이 비옥하여 아름드리로 크게 자란다. 마가목 덕분에 울릉도의 가을 산은 언제나 풍요롭다.
마가목을 한자로는 정공등(丁公藤)이라고 쓴다. 덩굴식물이 아닌데도 넝쿨 藤자가 붙은 것은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마가목과 닮았고 약성도 비슷한 덩굴식물을 정공등이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가목을 한자로 마아목(馬芽木)으로 쓰는 것이 옳다. 마아목은 이른 봄철 눈이 트려 할 때의 모습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보인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또 줄기껍질이 말가죽을 닮아 이름이 말 馬자가 붙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줄기로 말채찍을 만들어 때리면 말이 쓰러져 죽는다고 해서 馬死木이라고 부르던 것이 마가목이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진짜로 이 나무로 말을 때리면 죽는지는 실험을 해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이 나무에 진짜로 말을 죽이는 이상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연히 죄 없는 말을 죽이고 말 값을 물어주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마가목 껍질은 중풍, 고혈압, 위장병, 기침, 신경통,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줄기를 꺾으면 특이한 향이 나는데 산 속에서 수도하는 사람들이나 절간의 스님들이 마가목 잔가지를 잘게 썰어서 차를 달여 마신다. 약간 매운 듯하면서도 산뜻한 향이 일품이다. 마가목은 신장의 기능을 세게 하여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막힌 기혈을 풀어주며 손발이 마비된 것을 풀어주고 땀을 잘 나게 하며 종기와 염증을 낫게 하고 흰머리를 까맣게 바꾸는 등의 효력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풍증과 어혈을 낫게 하고 늙은이와 몸이 쇠약한 것을 튼튼하게 하고 성기능을 높이며 허리 힘과 다리의 맥을 세게 하며 흰 머리를 검게 한다고 적혀 있다. 마가목 열매는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평하다. 줄기와 껍질은 맛이 쓰고 성질은 차다. 마가목 열매는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만성기관지염, 폐결핵, 수종 등에도 효과가 있다. 또 폐를 튼튼하게 하고 진액을 늘린다. 간에 쌓인 독을 풀고 간기능을 좋게 하며 간염을 치료한다. 혈액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소변을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압을 낮춘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부정맥이나 협심증 같은 심장병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위염 위무력증, 비타민A, C 결핍을 낫게 하며 잠을 잘 자게 하고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몇 해 전에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123세로 돌아가신 김성술 노인은 침과 약으로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할 만큼 많은 난치병을 고친 분이다. 김성술 노인은 젊었을 적에 마가목을 약으로 많이 썼는데, 마가목을 잘 활용하면 어떤 중풍이든지 고칠 수 있다고 했다. 마가목으로 약술과 약엿을 만들어서 먹으면 몹시 심한 중풍이라도 반드시 낫는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명의 이경화는<광제비급>이라는 책에서 마가목으로 술을 담가서 먹으면 서른 여섯 가지의 중풍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마가목 껍질은 겉껍질을 긁어내어 버리고 속껍질만을 잘게 썰어서 약으로 쓴다. 하루30g을 물 한 되에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뿌리껍질이나 잔가지를 대신 써도 된다.
마가목 줄기를 잘라 기름을 내어 약으로 쓸 수도 있다. 마가목 기름은 신경통, 관절염, 중풍 등의 여러 질병과 갖가지 피부병에 최고의 신약이라고 한다. 마가목을 잘게 잘라서 흙으로 빚은 항아리에 넣어서 엎어 놓고 그 위에 왕겨를 쏟아 붓고 불을 붙여 태워서 항아리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기름을 얻는다. 이 기름 두 찻숟갈에 생수를 200mg씩 타서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30분 뒤에 마신다. 이 방법으로 잘 낫지 않던 중풍과 관절염을 고친 사람이 있다.
 
목이 쉬거나 소리가 잘 안나올 때 마가목 열매 특효
가수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처럼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한테는 마가목 열매가 가장 좋은 약이다. 몇 해 전에 96세로 별세한 스위스의 자연치료사 알프레도 포겔 박사도 목이 쉬어 말이 제대로 안 나오는 데에는 마가목 열매로 차를 달여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목이 쉬거나 소리가 제대로 안 나올 때, 목에 가래가 끼었을 때 마가목 열매로 차를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먹으면 곧 낫는다.
마가목 열매를 그늘에 말려 보관해 두었다가 조금씩 물로 달여 먹거나 뜨거운 물로 5분 동안 우려내어 먹을 수도 있다. 마가목 열매에 같은 양의 꿀이나 흑설탕을 넣고 발효시켜 음료로 만들어 물을 타서 먹어도 좋고, 흑설탕을 넣고 약한 불로 졸여서 잼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북한에서는 마가목 열매로 기침과 기관지질환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어 팔고 있으며, 마가목 열매로 담근 술도 꽤 널리 알려져 있다. 북한에는 남한보다 마가목이 훨씬 많이 자생한다.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기관지염이나 기관지확장증으로 인해 해수, 가래, 천식이 심할 때에는 마가목 열매 60g과 감초5g에 물 500ml를 붓고 2시간 동안 불렸다가 한 번에 60ml씩 하루 3회 먹는다. 10일쯤 복용하면 기침이 줄어들고 가래가 없어지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 같은 것이 없어져서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다. 한 달에서 3개월 동안 복용하면 80% 이상이 효과를 본다. 마가목 껍질을 가루 내어 한 번에 5g씩 1일 3회 먹거나 물로 달여서 먹어도 같은 효과가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 중풍에 마가목 기름
마가목을 여름이나 가을철에 베어 지름 0.5cm-1cm, 길이 10cm로 잘라 오지항아리에 넣고 기름을 낸다. 마가목 기름 5-10g을 같은 양의 따뜻한 물에 타서 1일 3회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위산과다로 인한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구토가 나는 사람은 적은 양에서부터 차츰 양을 늘려나가야 한다. 관절염과 중풍 치료에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위염에도 마가목 열매 특효
마가목 열매 16g, 산사4g, 백출6g, 목향4g, 건강, 감초 각1g을 모두 섞어서 가루내어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3g씩 1일 3회 밥 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15일쯤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고 2-3개월이면 치유된다. 과산성 위염은 젊은 사람한테 많고 나이가 든 사람한테는 저산성 위염이 많다. 이 처방은 저산성 위염에 좋다.
정신분열증에도 효과
가을에 마가목 열매를 채취하여 물을 붓고 달여서 진하게 농축하여 1일 50g을 3회에 나누어 4-7개월 동안 먹는다. 대개 4개월이 지나면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6-7개월이면 치유된다. 마가목 열매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잠을 잘 자게 하며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습진에도 효과
마가목, 오가피나무, 자작나무껍질, 인진쑥, 도꼬마리씨 각각 300g에 물 10L를 붓고 5L가 될 때까지 달여 그 물을 한 번에 30ml씩 1일 3회 먹고 그 물로 습진이 있는 부위를 씻는다. 온 몸에 습진이 있을 때는 달인 물을 욕조에 넣고 그 속에 들어가 목욕을 한다. 15-20분 목욕을 하고 20분 쉬기를 3-4회 반복한다. 1일 1회씩 다 나을 때까지 한다. 이 방법으로 습진을 거의 100% 치유 할 수 있다.

유선염에 특효
봄철에 마가목 껍질을 벗겨서 물을 적당히 붓고 오래 약엿을 만든 다음 기름종이에 3-4mm 두께로 고르게 발라 2일에 1회씩 갈아붙인다. 3-4번이면 염증이 없어지고 통증이 사라진다. 마가목은 염증을 삭이고 갖가지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비타민A, C 결핍증으로 인한 괴혈병 예방 및 치료
황도연이 쓴 <방약합편>에 정공등은 신허와 풍비, 습비, 기침 등을 낫게 하고 머리를 검게하네, 페열을 없애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비를 보하고 진액을 생성한다. 페결핵 해수와 천식, 위염, 복통, 비타민A,C 결핍증으로 인한 괴혈병치료 예방에 쓴다.
마가목 열매에 비타민C160mg, 플라보노이드 150-229mg, 카테킨 114-412mg, 안토시안, 베타-카로틴 0.53-4.62mg, 사과산 2.01-2.70mg, 레몬산, 호박산이 들어 있다.
잎에 약 100mg의 아스코르브산(비타민C)와 약 35mg의 카로틴(비타민A)이 들어있다.

마가목 담금주 담그기
마가목 열매(10월-11월 채취)는 물에 씻어서 햇볕에 2-3시간 전조해 준다.
마가목 열매 2kg을 입이 넓은 병에 넣고 담금주1.8L 3병을 붓고 설탕300g을 넣어서 밀봉하여 서늘하고 햇볕이 반정도 비치는 곳에 3개월 정도 보관후 술병을 햇볕이 들지 않는 곳으로 옮겨서 3개월 정도 더 숙성을 시켜 보관한다. 이때 보관장소는 환풍이 잘되어야 하며 수시로 담금주의 농도를 확인하여서 설탕과 술이 잘 용해가 되었는지 확인하여서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중간에 한 번 정도 흔들거나 술병의 뚜껑을 열어서 술을 휘저어 준다. 그렇게 하여 희석이 잘되게 한 다음 처음처럼 밀봉해 둔다. 또한 뚜껑에 술 담근 날짜를 기재하여 100일 되었을 때 뚜껑을 열어 술을 5분 정도 휘저어준다. 그리고 다시 밀봉하여 자리를 옮겨 서늘한 곳에 보관을 한후 100일이 지난 다음 복용한다.


달이는 법
마가목 열매+껍질10g을 흐르는 물에 살짝 헹구듯이 씻어 준다. 그리고 스텐레스 및 질그릇을 이용하여 물 500ml을 붓고 물이 끓으면 5분 뒤 불을 중불로 줄여서 다시 5분 뒤에는 불을 약불로 줄여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몽근하게 달여준다.

마가목 복용시 금기사항
사람에 따라 입맛이 떨어지고 구토가 있으며, 변비를 호소하는 생약이다. 또 위장장애,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현기증이 있거나 빈혈인 사람은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몸이 찬 사람이나 냉한 부인들에게는 권할 만한 약재가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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