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수육과 함께 하는 김장하는 날. 겨울반찬 김치의 모든 것!

[편지자주] 바야흐로 김장철이 다가왔다. 겨울철에는 음식재료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 가을에 담가 놓은 김장김치는 겨울철의 필수음식이었다. 하지만 김장김치를 담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하고, 그 덕분에 김장을 담그는 날은 인근 주민이나 친인척들이 모두 모인다. 김장하는 날은 노동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수육 같은 음식을 먹는 날이기도 하다. 겨우내 최고의 반찬이 되어주는 김치에 대하여 알아보자.

김치지수
지난 8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김치지수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김치지수는 개별품목 가격이 아닌 김치재료를 포괄하는 김장비용을 지수화하여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결정을 돕고 소비자 체감형 물가지표로 활용하기 위한 지수이다. 김치지수의 산출방법은 우선 김치재료 보편성 등을 고려하여 4인 가족 기준의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자문을 구해 재료를 결정한 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치재료 배합비율(13개 품목)*을 표준 비율로 활용해 산출하였으며, 최근 5개년 중 최고, 최저를 제외한 3개년 평균가격으로 동 기준가격을 김치지수 100으로 간주해서 나타난 213,846원을 기준가격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13.11월 김치지수는 기준가격을 100으로 볼 경우 91.3으로 김장철 시기만 놓고 본다면 ’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전체 비용은 195,214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1% 하락하였고, 기준가격인 213,846원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가격이다. 이는 금년 기상여건이 좋아 대부분의 김장채소 작황이 양호하여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김치지수를 매월 발표하는 것을 원칙으로 김장철 등의 특이 사항이 있는 시기에는 매주 발표한다고 밝혔다.
김치종주국의 위치에서 김치를 과학화하고 현대화하여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하여 설립한 ‘대한민국김치협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김치에 대하여 알아보자.

시대에 따른 김치
우리나라의 김치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정착된 농경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 뚜렷한 사계절이라는 기후의 특성으로 인해 동절기 식생활에 대비한 산체류나 야생체류의 저장법이 발전되면서 오늘날의 김치에 이르게 된다. 삼국시대의 김치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소금에 절인 김치와 젓갈이 나오지만 양념이 가미된 담금형태의 김치는 찾아 볼 수 없으며, 이 시대의 김치는 순무, 외, 가지, 박, 부추, 고비, 죽순, 더덕, 도라지 등을 주재료로 소금에 절인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도 기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향약구급방’에 처음으로 배추에 대한 기록은 나온다. ‘동국이상국집’에 순무로 담근 장아찌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김치는 겨울 내내 반찬되네, 뿌리는 땅 속에 자꾸만 커져 서리 맞은 것 칼로 잘라 먹으니 배 같은 맛이지‘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에는 김치가 중요한 반찬이 되었으며, 또한 김장의 풍습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시대의 김치는 순무장아찌, 순무소금절이(김치류)가 있었으며, 김치는 단순히 겨율용 저장식품일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즐겨 먹는 조리가공식품으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고려시대에는 조미료가 발달되어, 각종 채소에 향신료를 섞어 만든 김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우리가 먹는 것 같은 김치 형태가 나타난 것은 외래 채소들, 특히 결구배추가 도입되어 재배되기 시작한 조선시대부터이다.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는데, 200년이 지난 18세기에 와서야 김치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조선후기에서부터 김치는 빨간색을 띄기 시작한 것이다. ’증보산림경제‘(1766년)에는 무려 41종의 김치가 다양한 형태로 수록되어 있으며, 오이소박이에 고추를 넣었다는 기록이 처음으로 보인다. ’경도잡지‘(18세기 말)에는 젓갈과 고춧가루를 함께 넣어 만든 기록이 보인다. 이 시기에는 김치와 관련한 문헌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지금은 세계의 영양학자들 사이에도 우수한 영양과 기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건강발효식품으로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김치를 수출하여 이제는 세계인의 음식으로 발전, 전파되어가고 있다. 김치는 식품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첨단가공시설을 갖춰 품질이 좋으면서도 위생적으로 안전한 식품으로 대두되었다. 또한 유통체계 혁신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에서나 신선하고 맛있는 김치를 손쉽게 구입하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지역에 따른 김치 맛의 차이
우리나라는 겨울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김치의 맛과 양념이 조금씩 다르다. 날씨가 추운 북부지방은 김치의 국물이 많고 싱거우며, 남부지방의 김치는 고춧가루와 젓갈, 소금을 많이 넣어 맵고 짜게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은 짜지도 맵지도 않은 적당한 간을 선호하며, 왕족과 양반이 많이 살던 곳이라 격식이 까다롭고 맵시를 중요시 여겨 모양응ㄹ 예쁘고 작게 만들어 양념도 곱게 다져 사용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며 온갖 김치가 다 모여 있지만, 대표적인 김치로는 장김치, 풋고추김치, 나박김치, 통배추김치, 총각무동치미, 숙깍두기, 감동젓무김치, 섞박지, 보쌈기치, 총각김치, 깍두기 등이 있다. 김치의 젓갈은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 등 담백한 젓국을 즐겨 썼다. 여러 지방사람이 모여 살면서 생새우, 생태, 생갈치 등을 함께 넣거나 멸치젓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 고장 충청도는 양념은 적게 사용하여 간도 알맞고, 서울 경기지방에 비해 담백하고 소박하다. 갓, 미나리, 대파, 삭힌고추, 청각 등을 잘 쓴다. 흔히 김치를 짠지라 해서, 배추로 담근 것은 배추짠지, 무로 담근 것은 무짠지라 하며, 큰 통에 소금을 켜켜로 넣고 여러 항아리로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열무짠지는 주로 여름철에 담그는데 열무를 소금에 절여 풋고추, 홍고추,  실파를 넣고 버무려 항아리에 담아 소금으로 간을 하고 찹쌀풀을 쑤어 넉넉히 부은 후 익힌다. 또 배추와 무를 큼직하게 썰어 반반 섞은 섞박지는 깍두기 버무리듯 하여 젓국 달인 국물을 붓는다. 조기저, 황석어젓, 새우젓, 어리굴젓이 유명하고, 내륙에서는 산채가 많아서 갓, 표고, 배, 미나리 등을 사용한 김치가 많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콩나무김치, 시금치김치, 배추고갱이김치, 쪽파젓김치, 호박게국지, 박김치 등이 있으며 총각김치도 많이 담그는데 서울의 깍두기 같지 않고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하다.
경상도 음식은 간이 세고 전라도 지역보다 더 매운 편이다. 남해 지방에서는 마늘, 고추는 많이 쓰짐나 생각은 많이 쓰지 않으며, 배추는 짜게 절여 물기를 눌러서 짠 다음 젓국을 많이 넣은 소를 넣고 차곡차곡 눌러 담는다. 이는 날씨가 따뜻해 김치가 일찍 시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특히 젓갈을 많이 사용하는데 멸치젓이 유명하다. 서울에서처럼 밀가루풀, 국수나 보리쌀 삶은 물을 김장김치에 이용한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골곰짠지(무말랭이), 부추김치, 콩잎김치, 전복김치, 깻잎김치, 곤달비김치, 통대구소박이, 씀바귀김치, 비지미, 멸치섞박지 등이 있다. 전라도는 산채, 해산물, 곡식 등 산물이 많아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다. 양념을 많이 해서 맵고 짠 편이지만, 시원한 맛을 살리기 위해 찹쌀풀을 쑤어 넣기도 하고, 젓국은 멸치젓을 가장 많이 쓰며, 조기젓, 새우젓도 사용한다. 멸치국물을 많이 써 색이 탁하며 깊은 맛이 있다. 고춧가루를 많이 넣으며 통깨와 밤 채를 고명으로 쓴다. 특히 고춧가루는 가루로 쓰는 것이 아니라 분마기에 걸쭉하게 간 고추에 젓갈을 듬뿍 넣은 고추 양념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한다. 나주의 동치미, 해남의 갓김치, 돌갓갓김치가 유명하다. 이 밖에도 우엉김치, 양파김치, 파래김치, 고추잎김치, 고구마 김치 등이 있다.
강원도는 해안지방의 해산물을 원료로한 김치와 산간지방의 채소를 이용한 김치가 있다. 젓국을 많이 쓰지 ㅤㅇㅏㅎ으며 동해의 싱싱한 생태와 오징어를 넣어 특색있게 만든다. 배추김치에 소를 넣는 것은 중부지방과 같으나 생오징어 채와 꾸득꾸득 말려서 잘게 썬 생태에 소를 버무려 넣고, 무를 큼직하게 썰어 고춧가루로 버무려 켜켜로 집어넣는다. 영동비장에서는 오징어, 북어, 명태를 많이 넣고, 영서지방에서는 소금과 가는 고추만을 사용한다. 더덕김치, 서거리(아가미)김치, 창란젓깍두기, 대구깍두기, 돌나물김치, 산갓김치, 오징어김치, 북어배추김치, 꽁치김치, 참나무김치 등이 대표적인 김치이다. 제주도는 해물, 채소 해초류를 이용한 김치가 있으며 이 지역의 특산무릉ㄹ 이용한 전복김치도 있다. 양념이 귀해서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양념은 적게 쓴다. 제주도는 기후가 따뜻하여 김장이 따로 필요 없다. 김치 종류도 많지 않고 오래 먹을 만큼 담그지 않는다. 동지김치가 유명한데, 음력정월에 밭에 남아 월동한 배추로 담근다. 이 밖에도 꿩마농김치(달래김치), 실파김치, 갓물김치, 남삐짐치(무김치), 해물김치, 꽃대김치 등이 있다.

김장김치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시사철 계절 감각에 맞는 김치를 맛깔스럽게 담갔다가 먹는 음식문화를 이루었다. 여름철에는 사용하는 양념이 적어서 담백하면서 재료의 사용도 단순하며, 겨울철에는 양념류도 많이 넣고 재료도 더욱 다양하게 쓰인다. 봄에는 햇배추나 미나리, 얼갈이배추 등으로 김치를 담그고, 여름에는 열무나 오이를 주재료로 많이 사용하며, 가을에는 고추나 깻잎 등을 이용한 김치를, 그리고 겨울에는 주로 배추와 무를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담근다.
예전에는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이 없어서 겨울에는 채소를 가꿀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겨울에 부족한 채소를 공급하기 위해 김치를 한꺼번에 담가 두었는데, 이를 ‘김장’이라고 한다. 김장김치는 겨울철의 주요 부식으로서 초겨울에 대량으로 담가두었다가 이듬해 봄 채소첫물이 나올 때까지 먹는다. 겨울철에는 신선한 야채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초겨울에 김치를 많이 담가서 저장하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 이 김장김치는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을 많이 보충해주고, 춥고 지루한 겨울내내 훌륭한 양식이 되어준다. 김장을 담그는 시기는 11월에 들어서서 6~7℃의 기온이 2주일쯤 계속될 때가 적기여서, 이때부터 입동을 사이에 두고 산간지방에서는 1주일 가량 빠르게, 서울에서는 1주일쯤 늦게 담그고,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는 12월 중순경에 담근다. 김장을 담그는 일은 손이 많이 가고 담그는 양도 많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김장을 하는 풍속이 있다. 이때 김장을 담그는 집에서는 돼지고기를 두어근 사서 삶아 놓고 배추의 속잎과 양념을 준비하여 일하는 사람들이 먹도록 하였는데, 이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으로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김치를 담그고 나면 신선한 저장을 위해 김장독을 땅속에 묻어 보관하였는데, 요즘에는 주거양식아 많이 변하여 김장독을 땅에 묻는 일이 적어졌고, 특히 도시일수록 스티로폼이 들어간 이중벽의 플라스틱이 김칫독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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