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시

부지런한 사람들
                  소박한 사람들

 문현수

 

이른새벽 참새들의 지저귐에

살며시 눈뜨고 그 소리 들으며

대문열고 습관적으로 삽한자루 어깨에 메고

들로 밭으로 소리없이 발걸음 옮기고

 

먼발치에서 어제 보았던 그 개가

오늘 아침에 또 짖어대내

 

올해는 심은 곡식들이 제값 받으려나

마음으로 생각할때는 늘상 풍년이지만

곡식 거두어 시장으로 향하면

소박했던 꿈은 물거품이 되네

 

부지런히 앞만보고 걸어오던 발걸음이

어느순간 그 걸음이 멈추어지고

소박한 꿈마져 사라져도

그 소중한 사람들은 그자리에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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