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당진재래시장. 논란은 계속된다?
일부 재건축으로 가닥 잡혔으나, 건축설계 방향으로 논란
당진시, 10월 행정대집행 예고

당진이 본격적으로 발전한지도 10년이 훌쩍 넘어간다. 서해대교가 완공되고 각종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당진의 성장은 전국 어느 곳과 비교해 보더라도 뒤처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선두에 서있다고 해야 솔직한 대답이다. 당진의 눈부신 발전 속에는 여러 우여 곡절도 많았지만, 그 성장세만큼은 분명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렇다면 이런 발전이 당진시민 모두에게 행복할 일이었을까? 추석을 맞이해 돌아본 재래시장에서 바라보는 당진의 모습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5일장이 서는 날에만 사람들이 북적이고, 오랫동안 당진재래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여러 갈등과 혼란 속에서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추석을 맞이해 당진재래시장을 둘러싼 논쟁들을 돌아본다.
당진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은 2004년 상인들을 중심으로 재개발하는 쪽으로 먼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행정재산의 처분 문제 등으로 인하여 중기청, 행자부, 법제처 등의 계속된 매각 불가의견으로 재개발 사업은 행정적·법적으로 중단되었다. 2009년 200억 규모의 중소기업청의 현대식 공설마트 사업에 선정되면서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으로 재래시장개발의 무게추가 흘러갔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시장부지 매각을 요구하며 상인 주도의 재개발 주장은 계속됐다. 그러자 2010년 신임 이철환 시장은 TF팀까지 구성하면서 재래시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재개발은 토지 등의 소유자 또는 소유자가 설립한
시장정비사업법인이나 지방자치단체 및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지방공사만 시행할 수 있으며, 또한 전통시장의 기능 상실, 특정 집단 이권 제공 등을 고려해 시장조합에 수의매각을 할 수 없다는 당진시의 입장은 견고했고, 결국 재건축으로 추진되었다. 양측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지리한 공방을 계속하게 된다. 그러던 중 재래시장 구성의 한 축인 어시장쪽 상인들이 재건축에 합의하면서 일부이지만 재건축이 시작된다. 지난 6월 11일에 열린 ‘어시장 재건축 사업설명회’에서 연구용역을 실시한 한국유통기술개발원 측의 결과는 △출입구를 하나로 만들어 폐쇄형(고객 집중형)이 유리하며, △마트를 2층에 두어 고객을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하며, △어패류와 선어의 비율을 높여야 하고, △고객의 이동노선을 강제하는 것을 고려한 업종별 점포배치를 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설명회가 끝나고 어시장재건축대책위원회에서는 어시장 입점 상인 27명의 ‘시장사용허가 취소 처분의 사전 통지’에 대한 공동 의견서를 제출하고 시와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에서도 상인들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말하면서 임시시장을 마련하고, 지난 8월 26일 계고장을 고지하고 9월 추석연휴가 끝나는 9월 23일부터 이전을 시작하고 그때 마무리 되지 않는다면 10월부터는 행정대집행을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다. 

어시장측 전용면적 보장과 개방형을 요구
이들은 재건축의 선결조건으로 △당진시가 약속한 점포별 기존전용계약면적을 보장과 △건물구조 및 형태를 개방형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인회 정제의 회장은 “어시장 재건축은 형태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변한다.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입구를 하나로 두는 폐쇄형은 다른 재래시장과 조화롭게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더욱이 2층에 마트가 들어선다면 다른 시장은 다 죽으라는 소리라며 분개했다. 정제의 회장은 “이번 신축은 여러 통로로 진입할 수 있는 개방형태로 지어야 하며 그래야만 전통시장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2층에는 마트가 아닌 식당이 들어서야만 다른 시장과의
상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폐쇄형은“군산시장, 당진 장고항 시장의 예에서 보듯이 공동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장흥의 경우처럼 재건축사업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건물공동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비스마인드 개선이 더 절실
시의 입장 역시 확고하다. 당진시에서는 이번 공동의견서 제출이 7월의 의견과 변함이 없는 것이라 의미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시의 변함없는 재건축 시행을 확인했다. 시민들이 마트에 가는 것은 원스탑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한정된 상품만 존재하는 지금 시장에서는 시민들을 끌어들일 유인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공산품을 취급하는 마트가 2층에 입점해야지만 그것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주변 상가와의 공생을 위해서 청과 등 재건축을 시행하지 않는 상가들의 취급품목은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대책을 마련 한다고 하여도 근본적으로 재래시장 상인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다면 재건축을 진행한다고 하여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같은 시민의 입장에서 당진시장에 물건을 사러 갔는데, 불친절하고 다양하고 싱싱한 물건들을 가져다 놓지 않는다면 다시 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상인들의 서비스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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