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감리교회 담임목사 방두석

휴식이 필요한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속도입니다. 고도로 발달된 현대산업사회는 속도와의 전쟁을 벌리고 있습니다. 상대방 보다 빨리 도달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고, 실패자가 되는 힘겨운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빨라진 우리의 삶은 많이 편리해 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더 바쁘고, 분주함 속에 쫓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스트레스와 피로만이 누적될 뿐입니다.
  그래서 여름철만이 되면 그간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산과 바다로 각각 부지런히 찾아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보면 남는 것은 올해도 휴가를 다녀왔다는 것과 피곤함과 개운치 못한 마음 뿐입니다.
휴식의 의미
  본래 휴가(vacation)는 안식(rest)을 의미합니다. 성경에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창조사역을 감당하신 후에 제칠일에 안식하셨습니다. 즉 안식은 일을 멈추고 쉬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요즘 자주 쓰는 말 중에 ‘바캉스’(vacance)라는 단어는 원래 라틴어 ‘비우다’의 의미를 가진 ‘vacare'에서 나왔습니다. 즉 삶 속에서 지친 심신을 깨끗하게 비우는 것이 바로 휴가의 의미라는 것입니다.
  성경적인 휴식의 의미는 십계명의 제4계명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말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엿새 동안은 힘써 일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식일은 하나님이 복 주시는 날이므로 거룩하게 구별하여 안식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안식을 통한 육신의 회복을 강조합니다. 또한 세상의 6일 동안의 삶과 구별되는 영적인 회복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결국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하여 세속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일이나 돈이나 시간의 노예로 살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창조와 쉼을 얻으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휴가 명령
  예수님께서도 ‘내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휴식을 취하시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마가복음 6장 30-34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12제자를 부르시고 훈련하셔서 둘씩 짝을 지어 파송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열심히 말씀을 전파했습니다. 이 진리의 말씀을 선포할 때에 많은 귀신이 떠나가고, 기도할 때 병든 자가 치유되었습니다. 제자들이 얼마나 신이 났겠습니까? 이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보고 합니다.(30절) 그러나 의외로 예수님은 “너희는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고 하십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더 열심히 가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복음을 전하라’고 격려해야 옳을 것 같은데 예수님은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라.’고 하십니다. 왜 일까요?
  1. 육신의 회복을 위해서입니다. 지친 몸을 새롭게 회복하고 재충전해야 합니다.
  2. 정신의 회복을 위해서입니다. 마음에 새 힘을 얻고 힘차게 전진해야 합니다.
  3. 영적인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점검하고 회복해야 합니다.
  휴식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분주하게 달리기만 하다보면 자신의 가고 있는 방향을 점검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떤 길을 달려왔는지,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지, 영적인 현주소를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것입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지친 몸과 정신과 영혼을 새롭게 재충전하는 좋은 기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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