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의 한 원룸에서 ㄱ씨(여·71)와 ㄱ씨의 딸(41), 아들(34) 등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아들 친구 ㄴ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ㄴ씨는 “지난 15일 이후 전화 통화 등 연락이 안 돼 집을 찾아갔는데 숨져 있어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ㄱ씨 가족은 원룸 안에서 각각 누운 채 숨져 있었다. 방에서는 연탄 2개를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를 통해 이들이 숨진 지 2~3일쯤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자살한 원룸 안에서는 숨진 아들과 딸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크기의 유서가 발견됐다.
아들과 딸은 유서에서 2개월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생활고 등을 적은 뒤 화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딸은 유서에서 “생활이 너무 힘들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적었다. 딸은 다른 집에서 생활하는 남편과 두 아이를 남겨 놓은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의 아들은 충남 아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경영난을 겪어 왔으며 딸은 함께 숨진 남동생에게 거액의 돈을 투자했다가 회수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낙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ㄱ씨의 딸은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한 뒤 어머니와 동생이 살고 있는 원룸에 와서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다른 아들과 딸을 더 두고 있다.
경찰은 병으로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ㄱ씨가 생활고를 겪고 있는 아들·딸과 함께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외부인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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