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팔 당진돌봄사회서비스센터 대표

송영팔 당진돌봄사회서비스센터 대표이사
송영팔 당진돌봄사회서비스센터 대표이사

초등학교 방학이면 돌봄 교실 아동 급식이 시작된다. 급식담당 선생님의 예리한 눈은 위생·안전 상태 등을 최우선으로 점검한다. 점검시 우리 직원의 간은 콩알, 가슴은 콩당콩당, 당진쌀밥도시락이 가장 바빠지며 예민해지는 시기다. 

돌봄교실 급식은 거의 같은 시간대 도착을 요구한다. 열한 시 삼십 분까지는 도착시켜야 한다. 주방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불로 지져대고 칼로 자르니 말이다. 주방장의 넉살은 배추 등 각종 식자재 앞에서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자르고 지지겠습니다”  어찌 보면 웃기지만 의미 있는 의식에 아닌가! 전 직원이 총력전을 펼쳐야 시간을 겨우 맞출 수 있다.

여러 해 동안 급식을 했지만 늘 긴장된다. 음식 종류와 맛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잔반통에 음식이 많이 채워져 나오면 한숨이 절로 난다.  반찬 맛이 없어서인가! 더욱 긴장되는 것이 있다. 선생님들의 반응이다.  “다음에는 귀 업체와 계약하지 않을 겁니다”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을의 입장에서 애가 탈 때도 있었다. 어느 날 돌봄 교실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학생들이 맛있어해요. 김치볶음이 맛있다고 밥에 비벼 먹는 답니다”

나도 기분 좋았지만 조리원들의 웃는 모습도 보기에 좋았다. 그날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기름에 달달 볶은 김치. 다음은 참치, 쇠고기, 돼지고기 등등 김치 볶음을 기본 찬으로 해 댔다. 그 후 반응은 오지 않았지만 돌봄교실 급식을 배달하는 동안 선생님의 가르침이 있었다. 학교를 밝혀 보고 싶다. 당진초다.

선생님은 “골판지 박스 깨끗하게 모아 놓았어요” 맑게 다가온 선생님의 표정 ‘하나님께서 보기에 좋았더라’ 나도 그랬다. 기업의 대표인 나,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뭘!

평소에 그렇게 생각했다. 반성했다, 재사용할 수 있음에도 함부로 버린 것에 대한 후회, 그분의 정성은 한 여름철 느티나무 같았다.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것은 먼 옛날이야기가 되었지만 존경받아야 마땅한 선생님들이 여기 당진에 계심에 참 좋다.

이 수필을 쓰는 동안 선생님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떠올랐다. 내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학교 화장실 뒤편 공터 주변을 맨발로 뛰어다녔다. 그때 선생님이 불렀다. 

“네가 병아리냐? 맨발로 다니게”

뺨을 후려쳤다. 뺨따귀를 맞으면 별이 보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어린 시절의 그 절망감이 지금도 생생하니 어찌하나! 공작반 그 선생님은 어느 친구들보다 날 사랑해 주시는 줄 알았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어머님이 그리도 원하셨던 선생님 되는 것이 싫었다. 이제 당진초 그분의 덕분에 못마땅한 ‘선생님’ 선입견은 확실히 버리게 되었다. 작은 봉사 큰 교훈을 주신 그 선생님을 존경한다. 자랑하고 싶기에 이 수필에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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