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전목 일원에 일 40톤 폐기물 처리업
지난 12월 업체, 사업계획서 제출
구룡동, 면천면 주민들 반대 집회

승전목 인근 폐기물재활용업체 입주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당진 구룡1·2통,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들. ⓒ이혜진
승전목 인근 폐기물재활용업체 입주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당진 구룡1·2통,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들. ⓒ이혜진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당진의 역사적 장소인 승전목 인근에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들어설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룡동과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들이 업체 입주 결사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폐기물종합재활용업체인 ㈜더오름은 승전목 인근에 있는 사유지를 매매하고, 지난해 12월 당진시에 폐기물 재활용 시설을 갖추고 중간 재활용업과 최종 재활용업을 함께 수행하는 업체 입주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소재지는 면천면 사기소리 381-12,16, 구룡동 184-1번지 일원이며, 면적은 6287㎡이다. 대상폐기물은 시멘트 원료 및 그 밖의 무기성 오니, 정수처리오니, 건설오니, 석재·골재 폐수처리오니 등 토목 건축공사 성·복토재로, 일 40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495㎡의 보관 시설 △선별 시설, 혼합시설 등 재활용 시설 등이 예정돼 있다.

문제는 폐기물업체 인근에는 당진의 향토유적 제10호이자, 면천의 8경 중 하나인 승전목이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승전목은 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의 이배산과 남쪽의 웅산 사이에 S자 모양으로 있는 좁은 협곡으로, 1894년 동학군이 일본군에게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마지막 전투지이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승전목은 석산 개발과 70번 국도 확장 공사로 옛 흔적이 많이 사라졌으나, 2018년 역사적 의의를 기념하기 위해 당진시가 향토유적 제10호 지정했다. 그리고 주민들은 또한 승전목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자 다양한 주민 사업을 제안하며 노력해왔다.

또한, 구룡동과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들이 농업용수로로 사용하는 검암천도 있는 만큼 폐기물 처리에 따른 수질 오염과 농산물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

이에 인근 주민들은 폐기물 재활용 시설이 입주하면 당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며, 지난 1월 30일 승전목 인근에서 구룡1·2통과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 50여명이 모여 폐기물 업체 반대 집회를 열었다. 

심각한 수질 오염과 농산물 피해를 우려하며 폐기물재활용업체는 반대하고 나선 사기소리 이재열 이장. ⓒ이혜진
심각한 수질 오염과 농산물 피해를 우려하며 폐기물재활용업체는 반대하고 나선 사기소리 이재열 이장. ⓒ이혜진

이재열 사기소리 이장은 “지하수를 먹고 있는 인근 지역 주민들은 폐기물 업체로 인해 토양이 오염될까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검암천이 오염되면 농산물 생산 피해 또한 일어날 수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춘래 반대추진위원장은 “이곳은 충청남도 내포 문화 숲길 조성 1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고, 현재 당진 2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구룡폭포 인근에 구름다리를 조성하려고 추진 중”이라며 “관광지로 개발될 수 있는 곳에 폐기물업체까지 들어오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더오름의 사업계획서를 검토 중인 당진시는 업무처리 지침상 주민들의 반대로 업체에 부적합 통보할 수 없지만,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당진시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폐기물 보관시설, 재활용시설, 환경기술 인력 등 폐기물처리 기준을 잘 갖추고 있는지 여러 부서와 협의를 통해 검토한 후 허가를 내준다”면서 “폐기물 처리 허가 업무 처리 지침상 주민이 반대한다고 해서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허가를 해주는 과정에서 업체가 주변의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게, 시설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서 “만약 강력하게 반대한다면, 주민들을 동향을 파악해 처리할 때 참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켓을 들고 입주 중단을 외치고 있는 당진 구룡1·2통,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들. ⓒ이혜진
피켓을 들고 입주 중단을 외치고 있는 당진 구룡1·2통, 면천면 사기소리 주민들.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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