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늘솜봉사단 김영화 단원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우리의 삶을 바꿔주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는다. 이에 본지는 당진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늘솜봉사단 김영화 단원. ⓒ허미르
늘솜봉사단 김영화 단원. ⓒ허미르

사회생활과 삶을 살아가면서 지친 내 마음을 돌볼 여유도 없는데, 남을 돌볼 여유를 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항상 ‘내가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언젠가 기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하지만 게으른 마음을 이겨내고 남에게 손을 내민 이가 있다. 내 손은 망가져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늘솜봉사단’의 김영화 단원이 그 주인공이다. 

늘솜봉사단은 뜨개질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한다. 작게는 수세미부터 크게는 가방이나 모자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손가락을 바삐 움직인다. 

“처음에는 찾아가서 돌보고, 봉사하는 일을 한 번, 두 번 하기 시작했는데 본업도 있으니까 시간을 한 번에 내기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시간을 짬 내서 할 수 있는 봉사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2018년에 늘솜봉사단에 들어가게 돼서 그 이후부터 쉬는 시간이나 퇴근하고 잠깐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뜨개질을 하기 시작했어요. 늘솜봉사단에 들어간 이후부터 제가 앉아 있는 자리는 전부 털실이 가득해요”

늘솜봉사단원들의 뜨개질 하는 모습. ⓒ늘솜봉사단 제공
늘솜봉사단원들의 뜨개질 하는 모습. ⓒ늘솜봉사단 제공

늘솜봉사단 단원이지만 단장 못지않게 단원들을 챙기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김영화 단원은 무늬가 없으면 10분, 무늬가 많고, 실의 사용이 많으면 30, 40분에 걸쳐 작품 하나를 만들 정도로 손이 빠르다. 

“사실 실의 양이 넉넉하지 않아서 주로 수세미를 많이 만들어요. 한 번 만들 때마다 적으면 300개에서, 많으면 400개, 500개까지도 만드니까 가끔은 질릴 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수세미를 받은 어르신들의 표정을 생각하면 하나, 두 개씩 더 만들게 돼요. 그러다 보면 이미 개수가 다 채워져 있어요”

늘솜봉사단은 주로 어르신들이 있는 복지센터나 보호센터로 봉사를 하러 간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가 조금 고생하면 기분 좋아질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봉사를 이어간다. 하지만 정해져 있는 털실의 양 때문에 더 만들어주고 싶고, 더 좋은 걸 드리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야 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늘솜봉사단원들이 만든 수세미. ⓒ늘솜봉사단 제공
늘솜봉사단원들이 만든 수세미. ⓒ늘솜봉사단 제공

“뜨개질하면 실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그래서 수세미를 계속 뜨는 것도 있는데, 사실 모자나 가방 같은 걸 많이 떠서 나눠드리고 싶은데 실이 부족해서 항상 못 해드리는 게 마음에 쓰여요. 그래서 내년 여름에 모자를 나눠드리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하고 뜨개질을 하고 있는데 잘 됐으면 좋겠어요”

김영화 단원은 뜨개질을 못 하는 단원이 들어오면 뜨개질을 능숙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돕고, 가르쳐준다. 그리고 단원들이 수세미가 지겹다고 얘기하면 봉사를 잠깐 쉬고, 단원들에게 활력이 돌아올 수 있도록 원하는 뜨개질을 하면서 천천히 기다려주고,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이런 김영화 단원의 노력 때문인지 40대부터 70대까지 넓은 나이대가 공존하고 있음에도 시끄러운 말 하나 없이 단원들과의 사이가 두텁다. 

“제가 봉사를 계속하는 이유는 큰 거 없어요. 남을 도와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좋은 일을 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좋은 영향을 받아서 더 잘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해요. 저는 우리 늘솜 봉사단이 앞으로도 끈끈하게, 꾸준히 운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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