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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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신문=허미르 기자] 3년만에 다시 돌아온 ‘공슐랭 가이드’. 3년간 우리 당진시 공무원들 열심히 카드 톱질했을 걸 생각해서 낱낱이 파헤치러 왔다. 지난 공슐랭 가이드를 쭉 살펴보니 우리 당진시 공무원들 상당한 육식파던데, 이번에도 우리 공무원들의 입맛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업무 추진비는 공무원이 공무를 처리하는데 사용하는 명목으로 주는 돈이다. 보통 간담회와 같은 행사 직후 직원들과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를 때때로 식당에서 진행하는데, 우리 당진시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식당과 많은 세금이 쓰인 음식점을 훑어봤다. 

하나 말하자면 업무 추진비를 각 과별로 따로 올려서 정리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 다음부터는 월별로 묶어서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고기! 고기! 또 고기!

당진시 공무원들이 다녀간 음식점 리스트만 봐도 점심 메뉴 걱정이 싹 사라진다. 앞서 말했다시피 공무원들은 고기를 참 좋아한다. 고급진 한정식부터 비싸다는 갈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되어 있을 상권을 생각한 공무원들은 진정한 지역을 사랑하는 시민이다. 

당진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음식점 1위는 ‘고덕숯불갈비냉면’이다. 총 54회(941만 5000원)로 좌식은 룸으로 되어 있고, 연한 육질의 고기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진시청 앞에 있는 단연 맛집으로 빨리 먹고 빨리 일하자는 당진시 공무원들의 깊은 뜻이 있는 게 아닐까? 

그 다음으로 ‘옹기촌’과 ‘등대’가 방문횟수 41회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옹기촌이 약 819만 5000원으로 등대보다 많은 금액의 세금이 나갔다. 옹기촌은 내부가 방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고, 갈비부터, 육사시미, 누룽지까지 당진시 공무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넓은 범위의 음식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식사하기 딱이다. 

이어서 약 725만 7000원을 사용한 등대는 유일한 해산물을 다루는 복집이다. 음주로 숙취가 있는 사람들에게 해장으로 딱인 복맑은탕이 주력인 집인데, 공무원들의 음주가 걱정된다.

39회 방문한 ‘무수동식당’이 372만 9000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마치 시골집 할머니 반찬이 생각나는 친근한 반찬들과 구수한 찌개들이 가득하다. 39회 방문한 것치고는 적은 금액이지만, 꾸준히 다녀준 덕분에 3위에 올랐다. 

4위는 윤동연 전 부시장이 애정했던 맛집 ‘동가’다. 동가 방문 횟수는 총 30회로 윤동연 전 부시장이 3월부터 6월까지 총 9번이나 찾은 맛집이었다. 고급스러운 한정식을 정갈하게 내놓기로 입소문이 나 있는 동가는 가장 가격이 싼 1만 2000원 돌솥정식부터, 가장 가격이 비싼 5만 5000원 특정식까지 입맛을 올려주는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이어서 △5위 한솔식당 28회(626만 2000원) △6위 해담식당 27회 (394만 800원) △7위 미래성황제식당 26회 (521만 2000원) △8위 향아식당 25회 (355만 2000원) △9위 태봉면옥 22회 (747만 8000원) △10위 꽃게나라 21회 (403만 6000원)로 랭크에 올랐다. 

당진시 공무원이 사랑하는 맛집은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긴 당진시 맛집들이다. 기자가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한 번쯤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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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파 김홍장 VS 골고루 오성환

업무추진비를 살피다보니 문득 김홍장 전 시장의 애정 맛집과 오성환 시장의 애정 맛집이 궁금해졌다. 22년 1월부터 6월까지는 김홍장 전 시장의 맛집 리스트가 있고, 7월부터 11월까지는 오성환 시장의 맛집 리스트가 있다. 

김홍장 전 시장은 태봉한우면옥을 13회(619만 8000원), 고덕갈비를 동일하게 13회(319만 9000원), 꽃게나라 9회(222만 3000원)였다.

오성환 시장은 여러 맛집을 골고루 다니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꼽자면 7월부터 11월까지 등대를 6회(238만원) 방문했고, 동가를 4회(179만 7000원), 화룡을 3회(86만 5000원) 방문했다. 오성환 시장은 어류와 육류, 중식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사를 선호하는 듯 보인다. 

랭크에 오르지 못했지만..
놓치기는 아쉬운 공무원의 맛집

사실 외부에 있는 식당이 아닌 공무원들의 진정한 맛집은 구내식당이다. 무려 약 1050만원. 그래도 가장 많은 가격이 말복과 설에 각 300만원씩 지출된 것을 보니, 전 직원에게 따뜻한 한 끼를 먹이고 싶었던 부시장들의 아버지와 같은 깊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격려품 1위로는 ‘사과수피아’가 랭크에 올랐다. 구내식당과 비슷하게 약 1050만원을 사용했으며, 본청직원 설맞이 선물 외에 언론관계자에게 지역특산품을 홍보한 가격으로 보인다. 

또, 맛집 랭킹을 작성하다가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은계 식당과 엘리스 카페가 같이 작성되어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유를 찾기 위해 서칭을 해보다가 은계 식당을 방문하면 엘리스 카페의 음료가 10% 할인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 당진시 공무원들은 업무추진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기 위해 은계식당과 엘리스 카페를 동시에 방문했다는 뜻깊은 의도를 알 수 있다. 

22년 1월부터 22년 11월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다 합쳐보니 총 4억 1442만 6330원이 나왔다. 지금까지 당진시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맛집들을 알아봤다. 한 번쯤은 가보면 좋은 맛집인 듯 싶으니 찾아가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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