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예방상담소 디지털 성폭력 상담 해마다 증가
강정아 소장 “피해자 98%가 여성..처벌 강화돼야”

여성 대상 범죄 관련 상담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당진시 폭력예방상담소에 따르면 디지털 성폭력 관련 상담 요청자는 2021년 7명이었던 반면 2022년 10월 기준 12명으로 1.7배 이상 늘어났다. ⓒpixabay 제공
여성 대상 범죄 관련 상담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당진시 폭력예방상담소에 따르면 디지털 성폭력 관련 상담 요청자는 2021년 7명이었던 반면 2022년 10월 기준 12명으로 1.7배 이상 늘어났다. ⓒpixabay 제공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영화 ‘경아의 딸’은 디지털 성범죄를 겪은 모녀의 치유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헤어진 남자친구가 유출한 동영상으로 평범한 일상은 무너지고, 고통 받은 주인공 연수의 모습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려준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보다 심각하다. 지난 10월 당진에서 A씨(만 18세)가 약 4년여간 휴대전화로 청소년 성 착취물 500여 건을 제작하고,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관련기사: 당진서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판매한 10대 구속, 1431호)

무엇보다 10대 청소년이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디지털 성범죄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특히, 여성을 표적으로 삼은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종 여성 대상 범죄 관련 상담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당진시 폭력예방상담소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성폭력 관련 상담 요청자는 2021년 7명이었던 반면 2022년 10월 기준 12명으로 약 1.7배 이상 늘어났다. 

디지털 성범죄와 이에 따른 상담 건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SNS를 이용한 비접촉 성범죄로 변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아동·청소년을 표적으로 온라인 그루밍 등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여성 대상 폭력은 디지털 성범죄 이외에도 스토킹 관련 상담 요청자는 2021년 3명에서 2022년 10월 기준 12명으로 4배 증가했으며, 성폭력 상담 요청자도 2021년 50명에서 2022년 68명으로 늘어난 추세다. 또한 △데이트 폭력 2021년 11명→2022년 29명 △가정폭력 2021년 293명→2022년 272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은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여성에 폭력을 가하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성폭력에 대한 문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터기 예술가 Vahit Tuna의 작품. ⓒ당진시 폭력예방상담소 제공
여성폭력에 대한 문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터기 예술가 Vahit Tuna의 작품. ⓒ당진시 폭력예방상담소 제공

폭력예방상담소 강정아 소장은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범죄 처벌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 불평등 사회적 구조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력예방상담소를 찾는 피해자의 98%가 여성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성 불평등과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으로 성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이것들이 당연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어려서부터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성평등 교육이 진행되고, 잘못된 성인지 감수성을 만들어내는 미디어에 대한 제재 또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강정아 소장은 “사회가 폭력의 상황을 민감하게 생각하고, 피해자를 지지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편에서 대변하는 상담소가 전국에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용기 내서 꼭 상담소를 찾아와 도움을 받고, 지역 내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꼭 신고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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