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성된 집값 유지 방어 나선 당진 호반써밋1차 일부 입주자들
저렴한 매물, 허위매물 신고에 “신고 그만해달라” 호소글도
전문가 “담합, 안되지만 부동산 시장서 사라질 수 없는 문화”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일부 입주자들 사이에 아파트값 담합 조장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전경. ⓒ허미르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일부 입주자들 사이에 아파트값 담합 조장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전경. ⓒ허미르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 분위기 속에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일부 입주자들 사이에 아파트값 담합 조장 정황이 포착됐다.

KB부동산 시세정보에 따르면 18일 기준 호반써밋1차 매매 상한가는 3억 3000만원, 하한가는 2억 8000만원에 기록됐으며, 전세가는 매매가 대비 78%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에 선호도 높은 매물 거래 가격은 25일 기준 3억 3000만원부터 그리고 전세가는 2억원 이상부터 형성돼있다.

문제는 아파트 매매와 전세 시장에 시세보다 낮은 매물이 나오는 경우다. 시세보다 낮은 매물이 나오면, 전체적으로 아파트값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는 집주인들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아파트 입주자가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 참여한 일부 입주자들은 “담합을 해서 가격을 내려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며 “매가·전세가가 가두리에 갇히면 향후 10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 및 하락 사이클도 없이 항상 이 수준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조금만 비싸도 부동산에서 매물을 안 받는다”며 낮은 시세로 나온 매물을 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저렴한 매물을 허위매물로 신고한 의혹도 제기됐다. 호반써밋1차 한 매매자는 “계약자마다 전세금액이 다를 수 있는데, 허위매물 신고 그만해 달라”며 아파트 온라인 카페에 호소글을 게시했다. 

이처럼 아파트값 담합 분위기는 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불안하면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활발해지고, 훈풍이 불면 매물을 가진 아파트 소유자와 투자자들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투자자들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도 주춤한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차갑기만 하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거래현황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당진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총 3923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거래량 6928건 대비 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유한 매물의 형성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아파트값 담합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 최모 씨는 “당진 지역의 경우 담합이 그렇게 심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동안 담합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할 수 없다”며 “부동산에서는 전체적인 매매가가 떨어질까봐 낮은 매매가를 온라인에 기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낮은 가격에 매매하려는 사람에게 가격을 올릴 것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런 행동이나 요구가 다른 지역에 비하면 소극적인 움직임이고, 투자자들은 가격을 정해서 해당 가격 밑으로는 매매가를 기재하지 말자고 담합한다”며 “한 번 정해진 집값은 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담합을 통해 고정을 해놓으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담합이라는 단어에 예민할 수밖에 없고, 아마 아무도 담합이라는 단어를 입밖으로 꺼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파트값 담합을 통해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인상을 하는 경우 부동산 시장을 혼란시키고, 실입주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아파트값 담합은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전국에서 담합은 이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다. 사실상 부동산 시장의 문화다. 

이를 두고 투자 전문가 역시 “아파트값 담합은 하면 안되는 행위는 분명하다”고 꼬집었지만, “형성된 가격을 유지하고, 더욱 올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투자 행위”라고 정의했다.

아파트값 담합은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입주를 시작으로 수청1·2지구에 입주를 앞둔 호반써밋2·3차, 동부1·2차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투자 전문가 최모 씨는 “사실, 당진에서 이뤄지는 아파트값 담합은 수도권과 같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나타나지 않고, 미미하게 진행되는 수준”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거나, 부동산 시장이 계속 움직인다면 앞으로 입주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담합 분위기는 계속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진은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2억 후반에서 3억원 초반대로 거래되고 있다. 지금은 금리 인상과 여러 가지 영향으로 아파트값 상승이 주춤한 상태이지만, 당진의 여건만 받쳐주면 당진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