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이 뚜렷했던 시절은 이젠 옛이야기가 됐다. 자동차 에어컨은 봄·여름·가을 운전 필수품이다. 더위를 잊게 해주는 것은 물론 습기도 제거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어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돈도 버리고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에어컨 이상 유무는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에어컨을 2~3단으로 작동한 뒤 손을 오므려 손톱 부분을 송풍구에 30초 정도 댔을 때 시릴 정도로 차갑다면 정상이다.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엔진룸 안 팬모터를 점검해야 한다. 모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퓨즈가 끊어졌거나 전기배선에 접촉 불량이 생겼을 수 있다.

바람은 정상적으로 나오는데 시원하지 않다면 냉매가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해봐야 한다. 정비업체에 들러 냉매만 보충하지 말고 새는 부위는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냉매는 반영구적 화학물질이어서 새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에어컨 성능을 좀 더 향상시키고 싶다면 라디에이터 앞에 설치돼 차 속도와 냉각팬에 의해 기체 상태인 냉매를 고압인 액체 상태로 만들어주는 장치인 에어컨 콘텐서(응축기)를 청소해주는 게 좋다. 이곳에 이물질이 붙어 있으면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냉각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비업체에 들러 콘텐서 외부에 붙어 있는 벌레, 이물질, 먼지 등을 압축공기나 고압 세차기로 청소해주면 냉각효율이 10% 정도 좋아진다.

에어컨을 켠 채 달리던 도중 갑자기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에어컨 증발기가 얼어붙었을 가능성이 높다. 에어컨을 끄고 풍량 조절 스위치를 3~4단으로 한 뒤 5~10분 주행하고 나서 에어컨을 다시 켜면 제대로 작동된다. 에어컨 벨트도 살펴봐야 한다. 에어컨을 켰을 때 '~' 소리가 나면 장력 조절에 문제가 있거나 벨트 수명이 다했다는 신호다.

에어컨은 창문을 모두 닫고 작동할 때가 많으므로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에어컨을 켰을 때 통풍구에서 악취가 난다면 내부 바람통로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증거다. 이럴 때는 공기흡입 스위치를 외기 유입 상태로 맞추고 에어컨을 최대로 튼 다음 앞유리 와이퍼 아래에 망처럼 생긴 구멍에 곰팡이 제거제를 분사해야 악취를 없앨 수 있다.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가 있다면 곰팡이는 물론 세균까지 없애주는 에어컨 살균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캔 형태로 나오는 살균 제품은 미세한 연기 입자로 된 살균 탈취 성분이 공기 순환 장치와 에어컨 공조 구조 깊이 침투해 냄새 원인이 되는 균들을 제거해준다.

에어컨을 탈 없이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행 중 에어컨을 켜지 않아야 한다. 차가 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에어컨을 작동하면 압축기(컴프레서)에 순간적인 과부하가 걸려 손상되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압축기가 고장나면 수리비가 많이 든다. 에어컨은 신호대기 등 차가 멈춰 있는 상태에서 켜거나 꺼야 한다.

에어컨은 주차하기 2~3분 전에 끄는 게 좋다. 에어컨을 끄면 에어컨 증발기에 기온 차이로 물방울이 맺히는데 먼지와 엉겨 곰팡이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곰팡이 냄새를 예방하려면 물방울을 증발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에어컨을 켤 때는 1~2단이 아닌 3~4단부터 시작해야 냉각 효율이 좋아지고 에너지도 절약된다. 냉각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 더위를 가시게 하면 1~2단으로 낮춰도 시원하다.

1시간에 10분 이상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어 바깥바람으로 환기를 시키면 공해 저감, 연료 절감, 엔진 과열 방지 등 효과를 볼 수 있다.

에어컨은 유리에 끼는 습기나 서리를 제거해 시야를 확보해주는 기능도 한다. 비가 올 때 앞유리 내부에 습기가 서렸을 때 로터리 방식이면 풍향선택 스위치를 앞유리 쪽으로 맞추고 외기 유입 버튼을 누른다.

그다음 온도풍량조절 스위치를 청색과 적색이 겹치는 곳에 놓고 에어컨을 강하게 작동하면 습기가 금세 사라진다. 오토 에어컨은 온도를 섭씨 17도 정도로 맞추면 습기를 빨리 없앨 수 있다.

김세희 기자 kimsh0211@hanmail.net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