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당진신문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당진신문

2022년 10월 26일 베이징의 저녁 하늘은 거대한 역사의 용트림인 양 검붉게 물들고 있었다. 21세기 첨단 4차혁명시대를 무색케하는 중원의 현대판 황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중국은 10월 16일-22일 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하고,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 (鄧小平)을 거쳐 시진핑(習近平)으로 이어지는 ‘삼대지존(三代至尊)의 황제급 독재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바야흐로 중국은 이제 전통적인 정치구조였던 중국공산당에 의한 독재가 아니라 형식상 당을 업은 ‘인민영수’에 의한 개인 독재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당대회 보고에서 향후 중국공산당의 주요 임무는 전 인민을 결집하여 ‘사회주의현대화 강국’을 건설함으로써 ‘두 번째 백 년 분투의 목표’를 실현하고, ‘중국식 현대화’ 를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규정 하였다. 구구절절이 시진핑 독재체제 공고화의 화약냄새가 물씬 배어난다. 

게다가 당대회에서 발표된 인사는 소위 ‘시자쥔(習家軍)’이라 불리우는 시진핑 분신들로 요직이 채워졌다. 그러므로써 장쩌민 주석때 부터 이어오던 집단지도체제는 와해되고, 사실상 1인지배체제가 확립된 것이다. 

사실 시진핑은 지난 10년간 레닌주의 정당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공산당의 권위를 최고조로 고양시키면서 최고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꾸준히 강화시켜왔다. 그러기에 시진핑 3연임은 세계정계를 강타할 만한 폭발력을 지니지 못한 채 세계는 오히려 이를 역사의 운명처럼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사진핑 독재체제는 장기화될 것이다. 그 이유는 중국은 봉건사회에서 시민사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산국가로 직행하여 민주시민의식이 미약하고, 역사적으로 민중봉기가 성공한 예도 없다. 따라서 독재에 반기를 들려고 해도 조직적인 구심점 형성이 어렵고, 설혹 민주화 시위가 발생해도 정부군이 무력집압하면 된다. 

그러면 이미 도래한 시진핑 독재체제 강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지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중양국은 그간 정치이념적 대립, 경제적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현상을 보이면서 갈등해 오다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질서 헤게모니 쟁탈보다 가치와 채제의 대결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시진핑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명분을 내세워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했으니, 지금보다 더 강경한 대내외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많다는 데 있다. 이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예고되어 주변국에게 불안과 도전과제로 작용할 수 있다. 즉  향후 동북아 안보 상황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대대만 무력 사용 가능성, 러시아, 북한, 중국간의 유착 강화가 예견되고, 나아가 대만해협의 갈등과 한반도의 긴장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대외정책상 강대국외교는 물론, 개도국외교도 함께 중시함으로써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국제질서의 대전환추세에 대처할 것이다, 또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역내 국가들에 대한 포섭 및 견인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

우리는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전랑외교( 戰狼外交: 공격외교)”를 앞세운  공격드라이브 정책이 한반도에 초래할 리스크에 스마트하게 대응해야 한다. 전략과제로 다가올 미중관계 발전추이와 중국의 신 동북아 외교책략 등 새로운 전략환경 변화에 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대중 외교 기본은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에 입각해 핵심국익 우선, 한미동맹 공고화, 시장경제 추구, 글로벌 공급망 확대 등으로 정하고, 이를 확고하게 대외에 천명해야 한다 

중국과는 상호 전략적 동반자 협력관계를 당당하게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을 동북아 역내 주요 행위자(key player)로서 존중하되, 결코 저자세가 아닌 대등한 호혜평등의 원칙에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2차대전의 영웅 몽고메리 원수는 “힘있는 국가만이 평화라는 이상을 실현시킬수 있다”고 했다. 우리도 하루속히  중국 등 열강들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강국이 되도록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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