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당진신문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당진신문

독일의 시성 괴테는 “사랑하는 것이 인생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살면서 사랑하고 사랑하면서 산다. 사랑은 위대한 것이며, 화관에 머무는 이슬처럼 청순한 얼의 그윽한 곳에 머문다. 세상 모두를 정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감정이 사랑이다.

한국 현대철학의 태두 김형석 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저서에서 결론을 “사랑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고 마무리 한다. 이는 사랑이 인간 행복의 전제라는 의미다.

인간의 불행은 대부분 물질과 사랑의 결핍에서 온다. 개인이나 사회는 물질보다도 사랑이 고갈되었을 때 더 큰 병폐가 발생한다. 즉 사랑이 결핍되면 개인은 이기와 독선, 불화가 가슴에 자리잡고, 사회는 무질서와 혼돈이 판을 친다. 그래서 사랑이 빈곤한 요즘 사회가 각종 범죄와 비리, 무례와 혼란의 온상처럼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안한 현실이다  

그리스 철학작들은 사랑의 종류를 아가페(agape: 종교적 사랑), 에로스(eros:남녀간 사랑), 필리아(phlia: 일반적 사랑), 스토르게(storge:천륜적 사랑)의 4가지로 분류했다. 이 중에서 가장 밀도 있고, 진실한 사랑은 스토르게일 것이다. 그 예를 들어 보자. 

고대 이스라엘에서 두 여자가 한 아기를 데리고 솔로몬 왕을 찾아 왔다. 두 여자는 서로 데리고 온 아기가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는 물건을 두고 반으로 나누어 가지게 하는 법이 있었다. 그래서 솔로몬 왕은 생각 끝에 "아기를 반으로 나누어라"고 명했다. 그러자 첫 번째 여자가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아기를 갖겠다며 찬성했다. 두 번째 여자는 울면서 아기를 포기한다고 말했다. 솔로몬 왕은 두 번째 여자를 가리키면서 "저 여자가 진짜 엄마다"라고 재판했다. 천륜인 사랑의 속성을 이용한 멋진 전술적 판단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요즘에는 ‘진실한 사랑과 정의’는 한가로운 시인들의 소재일 뿐, 돈과 권세의 위력앞에 제물이 되고있다. 돈 때문에 이혼하고, 패륜을 범하는 일이 비일 비재하다. 권력앞에 양심과 진실을 버리는 관료도 많다. 이 또한 부패한 정치판과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이다

아름다운 미모에만 현혹된 사랑은 꽃잎이 시드는 계절과 함께 미모가 시들면, 그 사랑도 간다. 돈에만 탐닉한 사랑은 실패라는 비운과 더불어 실연의 아픔을 겪게될 것이다. 재물로 사랑과 그 대상자를 평가하는 것은 덧없는 물거품으로 바다의 힘을 평가하는 것과 같다. 

진실한 사랑에는 아낌없이 주는 것 밖에 어떠한 조건도 요구도 허용되지 않는다. 어느 아름다운 환상도 기대도 그리고 너절한 돈도 진실한 사랑보다 더 높히 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콘체르토(concerto)처럼 감미롭기만 한 멜로디가 아니다. 때로는 경건하고, 때로는 역동적인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청량제이다. 사랑이 없는 세상은 빛 없는 태양이고, 풀과 꽃이 없는 이름만 황홀한 화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사랑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종합비타민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사랑의 실천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 배려와 베품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이 4가지 사랑의 실천덕목을 몸에 익혀 행복하고 밝은 가정과 사회를 가꾸어 나가기를 소망해본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