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의 윤영택·이기순 노부부

신평에 살고 있는 윤영택(78)·이기순(72) 부부는 볕이 잘 드는 곳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집은 하얀색 울타리와 색색의 꽃 화분으로 정답게 꾸며져 있다.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신평에 살고 있는 윤영택(78)·이기순(72) 부부는 볕이 잘 드는 곳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집은 하얀색 울타리와 색색의 꽃 화분으로 정답게 꾸며져 있다.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결혼한 부부가 50년을 같이 살고 그것을 기념하는 것을 금혼식이라고 한다. 50년을 아무 탈 없이 산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인 만큼 그것을 기념하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신평에 살고 있는 윤영택(78)·이기순(72) 부부는 볕이 잘 드는 곳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집은 하얀색 울타리와 색색의 꽃 화분으로 정답게 꾸며져 있다.

윤영택·이기순 부부는 당진시여성협의회(회장 권오환)에서 주최한 금혼식에서 평생 입어보지 못했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처음 입어봤다. 금혼식 대상자는 10년 이상의 봉사시간을 가지고 있어야 선정됐기에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다. 

서산이 고향이었던 22살 젊은시절 이기순씨는 서울에 살다가 28살이었던 윤영택씨를 중매로 만나 남편의 고향인 신평으로 내려와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속아서 결혼했지. 속아서. 요즘 같으면 시할머님에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살라그러면 요즘 사람들은 결혼 안 할것이여. 근디 다 그런 줄 알고 결혼했지... 그래두 지금 자식들 다 길러서 나가고 손주들 있고 허니까... 그냥 애들 잘 되는게 최고지. 자식 키우면서 제일 미안했던거는 일만 하느라, 요즘에는 애들 봐줄 사람도 많구 그런디 예전에는 애들 집에 가둬두곤 한 번 안아주지도 못허고 업어주지도 못한거 그게 제일 후회되지 뭐...” - 아내 이기순

윤영택·이기순 부부의 유일한 결혼 사진 ⓒ윤영택·이기순 부부 제공
윤영택·이기순 부부의 유일한 결혼 사진 ⓒ윤영택·이기순 부부 제공

50년 동안 같이 산 부부는 속아서 결혼했다, 어려서 뭘 모르고 결혼했다라고 말하지만 서로를 보는 얼굴에 웃는 표정, 주름 하나까지 닮아있었다.

“젊어서는 서울서 있던 아내가 신평으로 내려와서 시할머님이랑 시어머님 모시고 애들 다 키우느라 고생 많이 혔지~ 농사일까지 다 지어가며 인제 가축도 하고, 닭도 맥이고 돼지 맥이고 하믄서 50년동안 여기서 살믄서 애들 다 보내고, 애들이 손주 낳고... 지금은 농사 다 안허고 꽃 키우고 하믄서 살어~” - 남편 윤영택

윤영택·이기순 부부와 당진시여성협의회 권오환 회장. 이번 금혼식을 통해 충북 제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유람선도 타고, 호텔에서 1박까지 했다. ⓒ윤영택·이기순 부부 제공
윤영택·이기순 부부와 당진시여성협의회 권오환 회장. 이번 금혼식을 통해 충북 제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유람선도 타고, 호텔에서 1박까지 했다. ⓒ윤영택·이기순 부부 제공
윤영택·이기순 부부의 자녀와 손주들까지 함께한 가족사진 ⓒ윤영택·이기순 부부 제공
윤영택·이기순 부부의 자녀와 손주들까지 함께한 가족사진 ⓒ윤영택·이기순 부부 제공

윤영택·이기순 부부는 이번 금혼식을 통해 충북 제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유람선도 타고, 호텔에서 1박까지 했다. 평생 찍을 사진을 그날 다 찍었다면서 말하는 부부의 얼굴은 마치 50년 전 신혼부부의 모습 그대로 찬란하게 빛났다. 50년동안 함께 산 두 사람은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순도순 살아가기를 희망했다. 

“여지까지 뭐 그냥 믿고 살았으니까 살았지 그냥 지지고 볶고 이제 나이 먹어가지고 안 아픈게 최고여. 취미도 없구... 그게 제일 아쉽지. 취미 하나 없고, 직장 생활이라는 것도 못 해보구... 근데 뭐 지금은 건강하게 살다 애들한테 신세 안지고 폐 안 끼치고 가는게 제일 큰 바램이고, 한 날 한 시에 같이 가는 것도 좋지. ” - 아내 이기순

“내가 이장 4년에 신평 노인회장 6년째 하고 있는데 그거랑 기초연금 받는거 그거 때문에 이번에 금혼식도 해보고, 남한테 인정받은거니까 좋지. 이제 착하다고 해주는거고. 앞으로 바라는건 뭐 애들 잘 살고, 손주들 잘 되고 그게 최고지. 가족들 편안하게 그것뿐이 바라는거 없어.” - 남편 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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