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민·관 협의회 개최
어린이 안전 논의한다더니..“학교는 미협조, 시는 뒷짐”

원당초등학교 정문 앞부터 원당 사거리까지의 도로에는 등하굣길에 버스와 승용차가 한 줄로 늘어선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이 도로를 가로질러 지나갈 경우, 혹은 정체 차량이 갑자기 출발할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원당초등학교 정문 앞부터 원당 사거리까지의 도로에는 등하굣길에 버스와 승용차가 한 줄로 늘어선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이 도로를 가로질러 지나갈 경우, 혹은 정체 차량이 갑자기 출발할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당진시가 예산과 관련 기관 협의 등의 이유로 여전히 어린이 교통안전에 뒷짐을 지고 있다.

오전 8시 35분 원당초등학교 정문 앞부터 원당 사거리까지의 도로에는 버스와 승용차가 한 줄로 늘어선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 일부 학부모들이 차량을 이용해 자녀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며 정문 앞에서 아이들을 내려주는 동안 뒤에 차들이 지체되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이나 눈오는 날의 교통 체증은 더욱 심각하다. 학교 앞 교통 체증은 아이들을 교통사고에 노출시키고 있다. 

등·하굣길 시간대 아이들이 도로를 가로질러 지나갈 경우, 혹은 정체 차량이 갑자기 출발할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원당초 학부모들은 예전부터 승하차 구역 조성을 요청해왔다. 

원당초 1학년 학생의 학부모 김모 씨(37세)는 “춥거나, 비 오는 날에는 평소보다 더욱 차량 정체가 심각하다. 이런 경우 원당 사거리에서 학교 앞까지 최소 10분은 소요된다”면서 “차량이 밀리는데, 횡단보도 신호가 갑자기 바뀌면 아이들과 부딪힐 수 있는 만큼 아슬아슬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에 “학교 앞에 승하차 승강장이 있든지, 아니면 현재 1차선인 도로를 확장해준다면 교통 체증도 나아지고, 아이들 교통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지난 30일 열린 제3회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민·관 협의회에서 당진시 모범운전자회 이종국 부회장도 “원당초는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차량으로 태우고 오셔서 꼭 정문 앞에서 내려주는데, 아침에 신호를 보고 있으면 엄청 위험해 보인다”며 “차량 한 대가 앞에 서면 뒤로 차들은 밀리고, 기다려야 한다. 도로 확장이나 학생 차량 승·하차장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며 원당초 등·하굣길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이 외에도 기지초등학교 허미정 학부모 대표는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에서 기지초 교차로 간 X자 횡단 보도 설치가 단기간 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기지초등학교 쪽문에 있는 도로를 개선해줬으면 한다”며 “도로가 좁은 데 양방통행이라 위험해서 일방통행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그러나 당진시는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는 상황. 당진시 도로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당초와 기지초의 학교 부지를 조금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아이들의 안전에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텐데, 학교 측에서는 계속 협조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돌려서 한다”면서 “학교의 경우 학교장의 권한이 강하기 때문에 공문을 보내도 비슷한 답변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안전 대책과 관련해 당진시만이 아닌 해당 학교와 교육청에도 요청해 모든 관련 기관에서 움직이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면 교육지원청이랑 도교육청에서 검토를 거쳐서 부결되는 경우도 많다”며 “일단 지역에서 노력하는 것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된다는 생각에 다 동의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쪽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혼자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더뎌지는 부분도 있어 이후 협의회 안건으로 제출해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민·관협의체에서 당진시 건설과, 도로과, 교통과는 어린이보호구역 등 부서별 시설개선 추진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건설과는 탑동초 주변 당진천 인도교 시설 개선을 위해 △당진천 인도교 미끄럼방지시설 보완 설치(2021.12.26. 설치 완료) △당진천 인도교 경사로 재설치(정상추진) △당진천 인도교 비가림 지붕설치(정상추진)를 진행 혹은 완료했다.

도로과는 2022년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으로 민족사관어린이집, 세단어린이집, 당진유치원, 탑동초, 기지시유치원, 신성대유치원, 신평성모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사업비 4억 9000만 원을 투입해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물을 개선·정비를 올해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리고 탑동초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 확대 지정을 비롯한 탑동교 하부 보행통로 차량 통행 금지 및 급식실 인근 도로 통행 제한 등의 도로안전시설을 확충했다.

교통과는 지역교통안전환경 개선 사업으로 10억 1400만 원을 투입해 고대초를 비롯한 7개소에는 교통신호기를 설치하고, 삼봉초를 비롯한 10개소에는 무인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 지도요원 배치 및 어린이 보호구역·교통사고 다발구역 시설개선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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