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이야기 [49] > 배 흥 섭 교수

기침, 천식, 기관지염에 좋은 복숭아 속씨

딱딱한 복숭아씨의 껍질을 깨뜨리면 속씨가 나오는데 이를 桃仁이라고 한다.

복숭아속씨는 폐를 튼튼하게 하고 뱃속에 있는 딱딱한 덩어리를 삭이며 기침을 치료하는 데 좋은 약이다.

잘 낫지 않는 기침이나 천식에는 말린 복숭아 씨 1kg을 볶아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꿀 2kg에 고루 개어 두었다가 한 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일주일쯤 지나면 가래가 줄어들기 시작하여 기침, 가슴 답답한 것이 호전되며, 천식은 한 달쯤 지나서 없어지기 시작한다. 2~3개월 동안 꾸준히 먹으면 다른 약을 쓰지 않아도 병이 낫거나 한결 좋아진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돌복숭아 또는 개복숭아라고 부르는 야생복숭아에 대한 것이다.

개량하여 가꾸는 복숭아는 약효가 형편없거나 아예 효과가 없다. 본래의 야생 성질을 종자개량이나 유전자조작으로 바꾼 복숭아는 이름만 복숭아일 뿐, 복숭아라고 할 수 없다. 비료와 농약을 잔뜩 뿌려서 키운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깊은 산 속에서 저절로 자란 야생 돌복숭아를 써야 효과가 제대로 난다.

복숭아 속씨를 노랗게 볶아서 죽을 끓여 먹거나 꿀로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기침, 천식, 기관지염 등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니면 복숭아 속씨를 35도 이상 되는 증류주에 담가서 6개월 이상 우려내어 한두 잔씩 먹어도 해수나 천식에 잘 듣는다.

타박상으로 퉁퉁 붓고 아플 때에는 복숭아 씨를 짓찧어 참기름으로 개어 아픈 부위에 두껍게 몇 번 바르면 낫는다. 겨울철에 손발이 트거나 갈라진 데에도 바르면 효과가 좋다.

 

냉증에는 복숭아꽃 수수지짐

복숭아꽃은 여성의 냉증 치료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냉증에는 복숭아꽃 수수지짐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 복숭아꽃을 수수가루와 함께 부침개로 만들어 하루 세 번씩 일주일 동안 먹는다.

오랫동안 앓던 병이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나을 것 같지 않지만 한 번 해보면 그 신기한 효과에 놀라게 된다.

신장염, 안면신경마비에 복수아나무 진

봄철에 복숭아나무에 상처를 내면 끈적끈적한 진이 흘러나온다. 이것을 긁어모아서 말리면 탄력 있는 공처럼 되었다가 딱딱하게 굳는다.

이 복숭아나무 진이야말로 심장과 폐, 간, 신장, 위장을 고루 튼튼하게 하고 무병장수하게 하는 선약 중의 선약이다.

복숭아나무 진은 간경화증이나 신장염, 신부전증 등으로 복수가 차고 몸이 부어오를 때 쓰면 효과가 좋다. 신장병으로 몸이 퉁퉁 붓고 복수가 심하게 찰 때는 복숭아나무 진과 물을 1대5의 비율로 끓여 묽은 죽 같이 만든 다음 하루에 20g 정도씩 세 번 먹는다.

늘 목이 마르고, 기침을 심하게 하며,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팔다리가 붓고, 복수가 차서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손을 쓸 수 없던 환자가 복숭아나무 진을 복용하고 사흘 뒤부터 구토가 없어지고 입맛이 좋아졌다. 20일 뒤에는 복수가 빠졌으며, 40일 뒤에는 완전하게 나아 다시 발병하지 않았다. 복숭아나무 진은 안면신경마비에도 효과가 좋다.

 

비염

복숭아나무의 어린 가지에 달린 잎을 뜯어서 손으로 주물러 솜뭉치처럼 만든 다음 코 안에 밀어 넣는다. 10-20분 지나면 콧물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 뽑아 버린다.

하루 네 번씩 7-10일 가량 치료하면 90% 이상이 낫거나 호전된다. 재발하면 같은 방법으로 며칠 동안 치료한다.

 

여러 가지 신장병, 부종

봄이나 여름철에 복숭아나무에 상처를 내면 끈적끈적한 진이 흘러나온다. 이 복숭아나무 진 1에 물 5의 비율로 섞고 끓여 묽은 죽 같이 되게 하여 한 번에 20g씩 하루 3번 먹는다.

목이 마르고, 천식이 있으며,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속이 메스꺼워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며 팔다리가 붓고 복수가 차 전혀 손을 쓸 수 없던 환자가 이 방법을 써서 깨끗하게 나았다.

복숭아나무 진을 먹고 3일이 지나면서부터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 없어지고 입맛이 좋아지기 시작하였다. 20일 뒤에는 부은 것이 내리고 소변에 단백질이 빠져나오지 않았으며 40일 뒤에는 복수가 빠지고 전반적인 상태가 좋아져서 다시 재발하지 않았다.

덜 익은 복숭아 열매에 상처를 내어 받은 진이 효과가 더 좋다. 반드시 야생 돌복숭아를 써야 하고 개량종 복숭아는 별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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