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안전 지킴이 의용소방대-릴레이 인터뷰4]
조봉환 당진 남성의용소방대장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지역의 재난 현장에서 화재진압, 구조, 구급 등의 활동을 하는 우리 지역의 안전 지킴이 의용소방대는 위험한 상황에도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이에 본지는 당진소방서 의용소방대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지역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용기 있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조봉환 당진 남성의용소방대장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조봉환 당진 남성의용소방대장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소방 인력이 많지 않았던 시절, 의용소방대는 화재 현장에 제일 먼저 출동해 초기 화재진압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봉환 당진 남성의용소방대장은 신입 시절 느낀 성취감으로 23년 동안 오롯이 의용소방대원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왔다. 다양한 화재 현장에서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며, 그 누구보다 예방과 안전교육에 힘쓰고 있는 조봉환 당진남성의용소방대장을 만났다.

● 의용소방대를 시작하게 된 계기

사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가족과 함께 당진으로 이주했고, 당진을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며 생활했다. 살면서 당진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봉사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그러던 중 14대 김종기 당진 남성의용소방대장의 권유로 의용소방대에 지원하게 됐다. 지원했을 당시, 입대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 1년 정도 대기를 한 후, 2000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 당진 의용소방대의 주요 활동은?

당진 1·2·3동은 지역도 넓고, 인구도 많아 다양한 연령층의 남성 의용소방대 50명, 여성의용소방대 40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는 당진의 경우, 서무반, 보급반, 훈련반, 화재진화반, 예방홍보반, 현장관리반, 구조반, 구급반, 응급처치반, 이재민지원반,보급반, 급식반 등으로 비상 체계도를 구성해 신속하게 대응한다. 도로 진입이 어려운 화재 현장의 경우 의용소방대원들이 교통을 정리하고, 화재 청소, 복구 등을 지원한다.

봄, 가을에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 캠페인 활동을 하며, 겨울에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해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또한 자원봉사센터와 연대해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 재해 지역 지원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당진 남여의용소방대 활동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 남여의용소방대 활동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신입 시절 원당동 주택에서 불이 나 새벽 2시에 출동을 했다. 초가집이라 금방 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려 겨우 불을 껐다. 불 냄새가 심해서 옷을 세탁해도 그 냄새가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힘든 현장이었다. 소방호스에 고드름이 얼 정도로 추운 날씨도 잊은 채 열심히 활동했던 그 날의 기억이 원동력이 돼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

●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육체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제일 어려운 점은 가족들과의 추억을 많이 남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잦은 긴급 출동, 주말 봉사 등으로 아내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족들이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내비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녀들이 의용소방대 취임식 때 찍은 가족사진을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 활동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의용소방대의 활동도, 봉사의 의미도 점점 보여주기 식으로 바뀌는 듯해 아쉬움이 있다. 예전에는 위험한 상황에서 대원들과 함께 활동하며 끈끈한 정도 나누고, 서로 의지하며 지역을 위해 봉사했다. 그런데 요즘은 활동에서 의미를 찾기보다 형식적으로 봉사를 하고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예전의 마음이 사라지고 퇴색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당진 남여의용소방대 활동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 사고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기 위해서는 안전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괜찮다, 우리 집은 안전하다’라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개인의 위험 요소를 항상 느끼고 있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개인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여 습관처럼 몸에 배게 되면 긴급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안전교육을 받아서 사고를 예방하고, 위험한 상황에 배운 것을 활용해 빠르게 대처했으면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당진에는 안전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 마침 당진 남·여 의용소방대가 있는 건물 1층에 공간이 생겨, 시에 건의해서 안전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안전 예방 교육, 소화기 작동법,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교육장이 마련된다면, 많은 당진 시민이 안전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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