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환 고엽제 전우회 당진시지회장

최영환 고엽제 전우회 당진시지회장 ⓒ당진신문
최영환 고엽제 전우회 당진시지회장 ⓒ당진신문

7월 18일은 고엽제의 날이다. 고엽제는 제초제의 일종으로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이 대량으로 살포했다. 베트공이 산속 정글을 이용한 게릴라 작전에 의해 미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미군이 베트남의 항공권을 장악하고 개발한 것이다. 

미군은 산림지역 평야지대 가릴 것 없이 항공기로 고엽제를 살포했지만, 우리 사병들은 뭔지도 모르고 부대 철조망 근처에서 단지 시원하다는 이유만으로 맨몸으로 고엽제라는 농약을 맞았다. 이후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이 함유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독성의 후유증으로 살포지역의 생태계가 파괴, 교란되었으며, 주민 뿐 아니라 참전 군인들에게도 각종 질병과 장애가 발생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에서도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원액을 아무런 장비나 정보 없이 탄통을 이용하여 맨손으로 살포하면서 냄새가 무척 독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어떠한 교육도 없이 맹독성 농약을 취급한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철조망 근처에 살포하고 몇 달 뒤에 가보니 농약 냄새만 진동하고 잡초는 싹도 나오지 않았다. 맹독성 농약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잡초만 맥을 못 쓰고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병사들도 잠복기를 거쳐 몇 십년을 거친 지금도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맹독성 농약이다. 

왜 우리가 젊은 시절 독성물질을 몸에 안고 시름시름 앓고 있는가? 왜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가! 왜 우리가 젊은 시절 머나먼 이국땅에 가서 죽을 고생을 하고 인생말기에 각종 질병에 시달려야 하는가!

몇 년 전부터 보훈병원을 이용하여 치료는 받고 있으나 완치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우리의 이런 사정을 나라도 국민들도 외면할 뿐이다. 그동안 고엽제 전우회에 등록된 회원은 14만 명으로 중앙회에서는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는 나오지 않아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어느덧 고엽제 전우회가 창설 된지 25주년이다. 그동안 서울 잠실체육관, 창원 운동장, 장충체육관으로 옮겨 다니면서 정부요인들, 국회위원들을 모시고 행사를 치렀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취소되어 3년째 만남의 광장에서 간소하게 치렀다. 올해는 그나마 먼저 간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가 창원에서 미망인들로 구성해 위령제를 갖기로 했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당진은 보훈회관이 건립되어 공사가 끝나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향군회관, 한성아파트 상가, 신 터미널 송연빌딩 5층 등 곳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회원들을 관리하며 오늘날까지 왔지만 회원들이 연령이 많아 얼마 남지 않는 생에 한 분 두 분 세상을 등지는 회원들을 볼 때 마다남의 일만은 아닌 듯싶다.  

정부나 행정부에서는 우리들의 이런 고통을 아는지 모르겠다. 지난 2년 전에 보훈처에서는 각 가정마다 국가유공자라는 문패를 달아서 이제 유공자의 뜻을 아는 구나 싶었는데 문패는 허구나 다름없다. 유공자라고 달라지는게 하나도 없다. 우리의 위상은 언제 회복이 될지 그날이 빨리 오기만을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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