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민식

시인 박민식 ⓒ당진신문
시인 박민식 ⓒ당진신문

허수아비가 하는 일은 참새를 쫓는 것이다
한 천년을 그렇게 서서 참새를 쫓다 보니
이제 참새를 쫓는지 참새와 노는지
사람이 허수아비를 믿는 것 보다
참새가 허수아비를 더 믿는다
그래도 농부의 마음이 넉넉해지면
밀짚모자 허수아비를 세워 놓는다
철없는 허수아비, 속없는 저고리 바람에 날리며 
눈치 없이 서서 참새를 기다린다
들녘은 누렇게 익는데 참새는 어디 있는지
참새가 허서방과 놀다가지 않은 날은
시집 간 딸자식 그리는 아비 맘 같다
저마다 이맘때면 속이 꽉 차게 알알이 익는데
갈수록 넓어지는 농부의 빈 들녘에
허수아비 하나 서서 참새를 기다린다.


약력
삼척출생, ‘시사문단’신인상 등단
한국인터넷문학상 수상
시집 : ‘상체꽃’ ‘커피보다 쓴 유혹/당진문화재단 수혜’
당진문인협회지부회원, (사)문학사랑 정회원
가톨릭문학회원, 당진시인협회 이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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