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에 날아든 직격탄..러-우 전쟁의 나비효과
밥상에 날아든 직격탄..러-우 전쟁의 나비효과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05.28 17:00
  • 호수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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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대비 당진지역 콩기름, 밀가루 가격 10% 이상 인상
당진 롯데마트 판매 삼겹살은 무려 65.7% 상승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바다 건너에서 벌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밥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앞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발생과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은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낮추면서 생산을 줄였고, 유럽 지역의 경유 재고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맞춰 수요가 다시 살아났지만, 공급은 따라주지 않아 세계적으로 물가는 상승하는 추세였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경유 생산국인 러시아는 전쟁 발생 이후 수출 제재를 했고, 유럽에서 수입 대부분을 차지하던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원유 공급 부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고, 그러면서 각종 원자재 수급난으로 이어져 공산품·식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류에서 식재료까지..지갑 열기 무섭다

러-우 전쟁 이후 경윳값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월 26일 기준 당진시 주유소 보통휘발유 판매 평균가격은 리터당 2003원, 경유의 평균 판매가는 2007원이었다. 특히, 보통휘발유 가격은 지난 3월 30일 판매 평균가격(2022원)보다 19원 내렸지만, 경유(1926원)는 81원 상승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경유에 이어 빵과 라면 등의 원료로 쓰이는 밀 가격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러시아는 설탕과 해바라기씨를 8월 말까지 그리고 호밀, 보리, 옥수수는 6월까지 수출을 막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인도 정부에서도 자국 보호를 위해 밀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전 세계 곡물 가격 상승 압박은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이집트, 세르비아, 튀지니와 쿠웨이트 등 여러 국가에서도 자국 공급을 우선으로 식물유, 곡물, 채소 등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한국은 대부분 밀을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러-우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 식량 대란의 대외적 요인은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7% 상승했는데,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가장 높게 상승한 수치다.

소비자교육중앙당진시지회 물가조사표에 따르면 당진지역에서 판매되는 콩기름과 밀가루의 가격도 상승했다. 백설표 중력분 2.5kg 1포 기준 지난 1월 5일 기준 4090원에서 5월 13일 기준 4600원으로, 그리고 해표 콩기름 플라스틱 1.8L 1병 6580원에서 7280원으로 네 달 사이에 가격은 10% 이상씩 올랐다. 이 외에 과일과 고기 가격 등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지난 1월 대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진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삼겹살 500g 냉장 가격은 9900원이었던 반면, 1만 6400원으로 65.7% 상승했으며, 닭고기의 가격도 1kg 기준 8980원에서 11.2% 오른 9980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수입 과일 오렌지(200g, 8개)와 바나나(1kg)도 각각 8990원과 2490원에 판매됐지만, 5월 13일 기준 1만 900원과 3290원으로 각각 1910원과 800원이 올랐다.

당진 소비자상담센터 한계숙 지부장은 “양파, 계란 파동 등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이었던 만큼 농산물 재고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자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관리해서 필요시에 수급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아직 소비자상담센터에는 현재 유류, 밀가루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민원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으나, 종종 일부 품목의 가격이 비싸다는 연락은 있다”면서 “당분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류 수급난이 곡물 수급에 영향

전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해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는 유류세 상승과 겹치며 전 세계 곡물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고, 사료를 만드는 재료인 곡물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료용 곡물을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물가 상승은 당연했고, 당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진시 농업기술센터가 제공한 지난 3년간 3월 기준 배합사료(공장도)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19년 양축용 가중평균 가격은 1kg에 471원, 2020년 473원으로 가격은 0~1% 정도 사료 가격 인상 폭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490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585원으로 배합사료 가격은 17.2% 급속히 상승했다.

배합사료 가격 상승으로 축산물 생산비가 일제히 증가하며, 고기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23일 기준 국산 돼지고기 목심 100g의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은 2589원으로, 4월 한달 평균 소비자가격(2218원)보다 371원 올랐다. 같은 양의 삼겹살 가격 역시 지난 4월 한 달 평균가격(2400원)보다 360원 오른 2760원을 기록했다.

당진농업기술센터는 당분간 곡물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며, 향후 중앙 지침에 따라 당진지역 축산업에 대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진농업기술센터는 관계자는 “그나마 낙농업계는 덜하지만, 양계와 양돈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배합사료에는 옥수수와 밀을 주원료로 들어가고 있어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고, 우크라이나가 생산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당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조사료 물량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판매를 하고 있으나, 상황이 더욱 길어지면 지역민을 우선 챙기기 위해 판매는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