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은 멈춰야 한다
[오피니언]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은 멈춰야 한다
  • 당진신문
  • 승인 2022.03.04 19:16
  • 호수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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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진보당 당진시위원회 위원장
김진숙 진보당 당진시위원회 위원장 ⓒ당진신문
김진숙 진보당 당진시위원회 위원장 ⓒ당진신문

지난 2일 당진 현대제철 1냉연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대형 용기(도금 포트)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숨진 노동자는 쇳물이 끓는 도금 포트에 밀착하여 용기 표면에 떠오른 불순물을 제거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망 사고가 난 현장은 노동 강도가 세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맡겨진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2020년 1월 산업안전법이 개정되면서 위험 공정(도금공정 포함)을 더 이상 외주화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현대제철은 산업안전법의 법망을 피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 의무가 없는 55세 이상의 고령 노동자를 ‘별정직’이라는 직고용 계약직으로 뽑아 위험한 도금 공정에 배치했던 것입니다. 

도금 포트는 철판 등 코팅에 쓰이는 도금재 금속을 액체로 만들기 위한 대형 용기로 24시간 460도 이상의 쇳물이 끓는 곳이라 합니다. 노동자들은 도금포트 표면에 떠오른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포트(용기)에 밀착해서 작업해야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화상사고 등 사고가 빈번한 곳이었습니다. 

현대제철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38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안전시설 미비로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위험 공정인 도금포트 주변에는 방호울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2인 1조로 작업해야 함에도 숨진 노동자는 혼자 작업을 하다 사망하였습니다. 이번 사고는 예견된 사고이자 인재입니다. 

현대제철은 2013년에도 한 해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자 안전 분야에 1,200억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회사가 밝힌 1,200억이 실재로 쓰였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안전사고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더 이상 단 한명의 노동자도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확실한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고용노동부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에서 산업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특별 감독을 실시했으나 계속되는 사망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특별 감독이 허술하고 형식적 감독에 그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되는 대목입니다. 이번 현대제철의 사망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여 경영책임자뿐만 아니라 실질적 사업주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 산재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 강화는 산재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절실한 과제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15일 기준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가 무려 75명에 달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이 처참한 죽음의 행렬을 이제는 멈춰 세워야 합니다. 이글을 쓰고 있는 아침 현대제철 사망 노동자가 안치되어 있는 병원 영안실에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경찰이 유족을 겁박하며 부검을 강행하려 해 노동자들과 대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분노스러운 현실입니다. 검찰과 경찰은 사망사고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철저한 현장조사가 우선이며, 현대제철은 2일 언론에 발표한 것처럼 ‘원인 파악과 함께 안전사고 재발 방지대책 수립’과 ‘진정성을 갖고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후속 수습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신 노동자를 부검하려는 현 작태는 현대제철 노동자 사망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인 상황에서 노동자의 과실로 사태를 몰고 가려는 회사의 꼼수입니다. 이에 부화뇌동하는 검찰과 경찰은 더 이상 기업편에서 노동자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 말고 진상을 규명하고 현대제철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여 처벌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일터에서 돌아가시는 노동자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가족에게 돌아가는 평범한 일상의 세상을 간절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