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장 릴레이 인터뷰] 이상만 가곡어촌계장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서해 도시 당진에는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해산물을 채취해 바다에 기대어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들이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촌에서는 관광과 체험 등이 어우러져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해양 도시를 꿈꾸는 당진에는 필요한 것이 아직도 많다. 이에 당진의 어촌계장을 만나 어민들의 생계소득을 올리고, 해양도시로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상만 가곡어촌계장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이상만 가곡어촌계장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젊은 시절 고향 당진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던 이상만 가곡어촌계장은 성구미에서 바닷일을 하던 형에게 배 한 척을 물려받으면서 어업에 종사하게 됐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들어서고 인근에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삶의 터전성구미를 떠나야 했다. 이상만 계장은 고향이자 어릴 적 뛰어놀던 성구미의 잃어버린 옛 명성이 그립기만 하다.

●옛날 성구미는 어떤 모습이었나?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바다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지금보다 다양한 어류가 있었던 만큼 어업 활동도 활발했고,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당진을 대표하는 바다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옛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어촌계원의 수도 줄었을 것 같다.

어획량은 예전보다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현대제철이 들어서고 지형이 바뀌면서 성구미에서 살던 어민들은 시내로 다른 마을로 떠났다. 현재 가곡어촌계에 가입된 계원 수는 180여명이지만, 이 가운데 활발히 어업활동을 하는 계원은 30여명이다. 그나마 계원들의 나이도 점차 고령화되고 있어서 앞으로 가곡어촌계의 명맥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이 많다.

●가곡어촌계의 어업 지역은?

석문방조제 인근과 성구미로 두 곳이지만, 토지나 어업 구역은 꽤 넓은 편이어서 괜찮았다. 그러나 최근 석문LNG기지 항로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자칫 어업 구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항로계획이란?

석문LNG기지 건설을 하면 선박규모에 따라 설계기준을 만족하는 최소한의 항로폭 및 항입구부 계획을 수립하는데, 당초 항입구부는 900m로 폭은 500m였다. 그러나 선박조종시뮬레이션 결과를 반영해서 항입구부는 1,380m, 항로폭은 500m로 변경됐다. 그리고 항입구 진입도 길어지면서, 당연히 가곡어촌계원들의 어업 구역에 피해를 받게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LNG가스가 들어오면 앞으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는 점에서 항로폭 변경을 절대 반대하고 있다.

이상만 가곡어촌계장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이상만 가곡어촌계장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어촌계원들이 어업 활동을 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다면?

사실 가곡어촌계도 뉴딜 300 사업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 어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접안시설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접안시설이 없다보니 어민들은 성구미 인근 해안에 배를 선박하고 있는데, 강풍이 불거나 파도가 거센 날이면 배들이 서로 부딪혀서 깨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시에서도 접안시설 공사를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입해야 하니까, 쉽게 해줄 수 없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시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석문방조제에서 해루질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당진신문에서도 해루질 사고에 대해 기사를 내줬지만, 아직도 크고 작은 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안전의식이다. 바지락을 캐러 오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은데, 특히 안개끼는 날이면 방향을 잃어버리기 쉬워서 더욱 위험하다. 또한 물 때를 모르는 사람들은 물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바지락 캐는 재미에 빠지는데, 그러다 여러번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해루질을 막을 수 없겠지만, 안전의식을 갖고 방문해주시면 좋겠다.

●어촌을 방문하시는 분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첫째는 물 때를 알고 와주시고, 둘째는 욕심을 갖지 않고 재미로 해루질을 하러 오시면 좋겠다. 해루질을 재미로 해야지, 욕심을 갖고 하면 뒤에는 사고가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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