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저출산 극복 지자체가 앞장서야
[오피니언] 저출산 극복 지자체가 앞장서야
  • 당진신문
  • 승인 2021.12.03 19:01
  • 호수 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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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재 전 아산시 부시장

지난해 국내 인구가 사상 처음 감소하였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5800명으로 1년 전보다 10.7% 감소한 반면, 사망자는 3% 늘어난 30만7700명으로, 사망이 출생보다 3만여명 많았다.

대한민국 인구가 통계 작성(1970년) 이후 처음으로 출생·사망자 수가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한 것은 충격적이다. 초유의 인구 감소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세계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는 일본, 스페인, 그리스 등 33국 정도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빠르게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 0.84명은 세계 최악이다. 매 분기 수치를 발표할 때마다 세계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인구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현재 16% 수준에서 2025년 20%, 2036년 30%, 2051년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전망대로라면 잠재 성장률 저하, 총부양비 증가, 복지 시스템 동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할 것이다. 

더욱 허탈한 것은 그동안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은 천문학적 재정의 참담한 가성비다.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정책이 시작된 것은 2005년이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최근 5년만 해도 무려 150조원에 달한다. 작년 한해 정부와 지자체는 45조원을 풀었는데, 신생아 1인당 1억6300만원 꼴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최장기 초(超) 저출산국이다. 

우리 당진시의 인구 추이는 어떤가? 지난 5년간  당진시 인구 변동 추이(외국인 포함, 당진시청 홈페이지 인구 통계 참조)를 살펴보면, 2016년 1천611명, 2017년 946명, 2018년 728명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 해 말 기준으로 17만3544명의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679명, 2020년 1천166명이 감소함으로써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복합적이겠지만, 낮은 출산율도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당진시의 출생 인원은 1천717명 이었으나 2020년은 61.5% 감소한 1천056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혼인 건수도 2016년 1,124건에서 2020년 665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시가 2020년 관외 전출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만2360명이 당진을 떠났다. 2019년 1만757명이었던 것에 비해 14.9%에 달하는 1천603명이 떠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직업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1만2360명 중 38.7%인 4781명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좀 더 좋은 직장을 찾아 떠난 경우도 있겠지만,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가족, 주택, 교육 순으로 나타났다. 

얼마전 우리 지역에서 신도수가 많다는 모 교회 목사님을 찾아뵌 적이 있다. 그 교회 신도중 300여명이 아산시으로 이사 갔다고 말씀하시길래  남편 직장따라 이사간게 아니냐고 여쭤봤더니 그게 아니라 아산시가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고, 교육 여건도 여기보다 났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 8월 19일, 감사원이 고용정보원에 의뢰해 전국 229개 시군구의 소멸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36.2%(83개)였던 소멸위험 지역이 30년 후인 2047년에는 모든 시군구로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멸 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지수가 0.5 미만인 경우는 소멸위험 단계로, 젊은 여성 인구수가 고령 인구수의 절반 이하인 상황을 가리킨다. 특히, 소멸위험 지수가 0.2 미만인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하는 시군구는 2017년 12곳에서 30년 뒤인 2047년에는 157개(68.6%), 50년 뒤 2067년엔 216개(94.3%), 100년 뒤인 2117년엔 221개(96.5%)로 확대될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당진시도 2047년 소멸위험 지역(157개)에 포함돼 충격적이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최근 5년간 150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84명으로 세계 최악인 것은 그만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지금과 같은 정부 차원의 획일적인 대책으로는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지자체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지역간 인구 이동은 국가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은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므로 이를 당연히 대책을 강구해야 되지만, 저출산 문제만큼은 지역을 안가리고 심각한 문제다. 

그동안 우리 당진 시민들을 만나 저출산 문제를 들어본 결과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단순했다. 소아과 전문 병원이 없다는 것과, 방과 후 아이들을 돌봐줄 시스템이 안돼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인구 유출을 막고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량기업 유치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 구축과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 조성 등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는 지자체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