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 전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이성주 전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이성주 전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인생은 나그네다. 물과 푸른 초장을 찾아 양 떼를 몰고 옮겨 다니는 목동들의 삶, 이 또한 무엇이 다르겠는가. 목동은 오늘도 더 깨끗한 물과 더 풍성한 꼴을 얻을 수 있는 푸른 초장을 찾아다니기에 저마다 분주하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을 배우거나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또는 대학 진학을 위하여 여러 형태의 유형으로 한국에 많은 외국인 나그네들이 들어왔다. 

특히 최근에 자유와 빵을 찾아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제3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탈북 동포들이 10여 년간 3만 명 이상 들어와 이 땅에 살고 있다고 한다. 2017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은 2,024,813명,  외국인 등록자는 1,142,446명, 외국 국적동포 국내 거소 신고자는 382,749명, 단기 체류자는 499,618명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 48.6%, 베트남 7.7%, 미국 7.3%, 태국 5.0%, 필리핀 2.8% 순이었고 외국인 유학생은 123,462명, 국민의 배우자는 153,672명, 외국 국적 동포 거소 신고자는 382,749명으로 발표되었다. 외국인 등록자(1,142,446명)의 지역별 현황은 수도권에 60.8%가 거주하고 있으며, 영남권 19.1%, 충청권 10.1%, 호남권 6.8% 순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품에 들어온 나그네들을 우리는 지금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성경에서 빌레몬은 골로새 교회의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는 바울의 전도로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변하여 새사람이 되었다. 그는 가정교회의 신자들을 극진히 섬기고 사랑하였으며 자신의 집에서 정규적으로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의 부인 압비아와 아들 아킵보 또한 충성스러운 그리스도의 여종이었고 군사였다. 그는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 저택에서 노예를 두고 생활할 정도로 지역의 유지였으며 존경받는 청지기였다.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라는 노예가 있었는데 그는 어느 날 빌레몬의 재물을 훔쳐서 로마로 피신하였다. 당시 로마의 법은 가혹하여 주인이 노예들의 사소한 죄목으로도 십자가에 매다는 극형도 가능하였다. 주인은 노예에 대하여 무제한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으며 노예의 생사는 주인의 손에 달려있었다. 노예의 신분을 벗고 자유와 빵을 찾아 주인의 재물을 훔쳐 로마에 피신하여 정처 없이 방황하던 오네시모는 그곳에서 바울을 만났고, 그는 바울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였다. 그 후 오네시모는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이 되었다.

바울은 주후 61년 로마에서 일차 투옥 중 그가 복음을 전한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다시 돌아가야 할 책임이 있음을 알고 그는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전하는 편지를 써서 골로새로 돌려보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옥에 갇힌 바울은 빌레몬에게 갇힌 중에 낳은 영적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중보하며 편지를 썼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믿음의 동역자로 자신의 옆에 두고 싶었으나 오네시모의 옛 주인인 빌레몬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노크하였다. 아울러 바울은 빌레몬에게 앞으로 오네시모를 노예가 아닌 주안에서 사랑받는 그리스도의 형제로 대하여 주길 간절히 부탁하였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동역자요 형제인 빌레몬이 바울을 대하듯 오네시모를 대접하여주길 부탁하였다. 또 바울은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불의한 행동을 하거나 빚진 것이 있으면 바울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하며 오네시모를 부탁하였다. 말미에 바울은 빌레몬의 순종을 확신하며 자신이 부탁한 것보다 빌레몬이 스스로 더 잘 선대 할 줄 믿는다며 편지의 글을 맺고 있다.

살아가면서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의하여 인생의 역사가 바뀐다. 그저 변두리 지역의 평범한 졸부로 인생을 마감하였을 빌레몬은 바울을 만나 복음을 영접하고 골로새 교회의 존경받는 지도자요 청지기가 되었고 그의 부인 압비아와 아들 아킵보 또한 생명책에 기록되는 놀라운 역사가 있었다. 종의 멍에를 벗고 자유와 빵을 찾아 주인의 재물을 훔쳐 로마로 도망간 오네시모 역시 노예로 한평생을 살다가 죽을 운명이었는데 로마에서 바울을 만나서 예수를 영접하고 노예가 아닌 사랑받는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이 되었다. 

교회에 대하여 제일가는 공적(公敵)으로서 그리스도인을 핍박하던 사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를 만나 바울이 되고 신약 성경의 거의 절반을 기록한 기자로, 땅끝까지 복음 전하며 우리를 향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었다. 축복받은 대한민국에 가난한 나라의 많은 이웃들이 찾아왔다. 무지와 가난의 멍에를 벗고 자유와 빵과 그리고 영적 목마름으로 이 땅을 찾아온 수많은 오네시모들이 우리 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예수와 바울의 만남, 바울과 빌레몬의 만남 그리고 바울과 오네시모 같은 만남이 있었으면 좋겠다. 

12월 성탄절이 가까워진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곤고한 이국의 나그네들이 많다. 오늘 같은 날 이웃을 향한 빌레몬의 아름다운 헌신을 생각하며 우리 주변의 많은 오네시모들에게 진정한 빵과 자유 그리고 영적 허기를 채워줄 따스한 편지를 함께 써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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