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송전탑이 세워진 마을 주민들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선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당진 곳곳에는 정부 추진 사업이라는 이유로 765kV고압 송전탑을 비롯한 345kV송전탑과 154kV송전탑이 20년 전부터 세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람이 많이 불거나 안개가 끼는 날이면 어김없이 굉음이 들린다.

16일 저녁 송악읍 월곡리에 거주하는 안재명 씨가 촬영한 제보 영상에는 철탑과 먼 거리에서도 송전탑의 굉음이 들린다. 언뜻 전투기 소리처럼 들리는 소리는 웅웅하며 기계가 가동되는 듯한 굉음이었고, 바람까지 더해지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음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지만, 송전탑과 바로 가까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또렷했다.

송악읍 월곡리 주민 안재명 씨는 “철탑과 거리를 두고 거주하고 있고, 평소에는 일찍 잠을 자느라고 송전탑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은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김장을 해야 해서 우연히 늦은 저녁에 집 밖을 나섰다가 듣기도 싫은 소리를 들었다”면서 “늦은 가을에는 황소개구리가 우는 듯한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소리의 근원지는 집 앞을 지나는 여러개의 송전탑과 엄청난 선로에서 나는 소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얼마나 많은 고압이 송전되어 저런 소리가 나는지도 궁금하고, 전자파는 또 얼마나 발생할까, 진짜 사람에게는 피해가 없는지도 걱정스럽다”면서 “낮에는 주변 소음 때문에 인지하지 못했다. 이렇듯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송전탑은 지중화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 아직도 당진 마을 곳곳에는 거대한 송전탑이 세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철탑이 세워진 정미면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철탑이 세워진 정미면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철탑이 세워진 정미면도 소음 피해는 마찬가지다. 주민 최모 씨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혹은 안개가 끼는 날이면 송전탑에서는 웅웅하는 소리부터 귀신 우는 소리 등 각종 굉음이 들린다”며 “때때로 섬뜩하기도 한데, 송전탑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누구보다 소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오랫동안 송전탑 소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주민들은 사라지지 않는 소음과 송전탑으로 인한 피해를 없애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송악읍 월곡리 편현범 이장은 “마을 인근에 바다가 위치해 해풍이 불면 송전선로에 소금기가 묻게 되고, 아무래도 선로에 염도가 생기니까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외에도 안개가 끼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선로에서는 소리가 나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송전탑에서 거리를 두고 거주하는 주민들은 잘 듣지 못하는데, 이번에는 멀리 사는 분도 들으신 것 보면 소리가 크게 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소리가 나는 것에 몇 차례 민원을 넣어도 해결은 안됐고, 다만 선로에 묻은 염분을 씻기 위해 한두 차례 헬기로 물을 뿌린 적은 있었다”면서 “주민들이 거주하는데 적어도 불안하게 하는 요소는 없어야 하지 않겠나. 월곡리를 비롯해 송전탑이 세워진 마을 주민들은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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