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세븐, 월 5% 수익 미끼로 투자자 모집...피해액 총 1조 2천억
지인에 지인 소개로 투자...4월 이후 투자금 회수 못해 발 ‘동동’
서울 송파경찰서 “당진 지역 피해액 3,000억원으로 규모 큰 지역”

사진=SBS방송 갈무리.
사진=SBS방송 갈무리.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매달 투자금의 5% 수익률 보장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 화장품 업체 아쉬세븐의 여파가 당진을 발칵 뒤집고 있다. 전체 피해규모는 1조 2천억원(7,300여명)으로 당진에서의 피해액만 무려 3천억 원(1,500여명)대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 약 6년 간 아쉬세븐의 엄모(57세)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63명은 첫 4개월 동안 받은 투자금의 5%를 이자로 주고, 다섯째 달에는 투자원금을 돌려주는 식으로 투자자들에게 1조 2,000여억원을 모았다.

이른바 '5개월 마케팅'을 내세워 투자받은 돈을 돌려막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방식을 쓰다가, 지난해 8월부터 많게는 수백억 원씩 빼돌린 정황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 이후 아쉬세븐은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원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서울동부지검은 사기·유사수신법 위반 등 혐의로 화장품 회사 아쉬세븐 엄모 대표와 임원 등 4명을 구속 기소했고 18일 임원 5명이 추가로 구속되면서 ‘아쉬세븐’에 있던 본부장 9명 전원이 구속 상태로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됐다.

당진에서의 피해규모가 큰 이유로는 구속 기소된 임원 중 한명인 A씨가 아쉬세븐의 본부장이자 충남지점장으로 당진에서 지점을 운영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엄 대표의 친구로 알려진 A씨는 아내 B씨와 당진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매달 5%의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할 것을 회유했다는 것. 

특히, A씨와 B씨는 투자자들에게 아쉬세븐의 회사 통장이 아닌 B씨의 개인 명의로 된 통장으로 투자금을 받았으며, 투자자들도 모르게 서류상에 아쉬세븐 화장품을 구매하고 회사에 판매를 위탁한 것으로 둔갑시켰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판매위탁계약서 내용을 살펴보면 ‘제품 구매를 신청한 000씨는 구매한 제품을 주식회사 아쉬세븐에 판매를 위탁합니다’라고 적혀 있고, 서명도 되어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제품구매신청서와 판매위탁계약서를 한 번도 본 적도, 서명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피해자들은 당진경찰서에 A씨와 B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일부에서 쉬쉬하면서 사건 자체가 겉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피해자 C씨는 “처음 가입하고 한동안 이자와 원금은 제때 받을 수 있었지만, 어느 날부터 원금은 자동 상계됐다. 그래도 이자는 꼬박꼬박 나와 B씨를 그냥 믿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4월 아쉬세븐 엄 대표의 횡령 사건이 터진 이후 이자는커녕 현재까지 투자 원금조차 되돌려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서 “A씨와 B씨가 본사에 제출했다는 제품구매신청서와 판매위탁계약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단순 투자이고 수익을 내주겠다는 말을 듣고 투자금을 입금한 것”이라며 “뒤늦게 B씨와 연락이 닿아서 사정을 말했지만, 아직까지 되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피해자 D씨도 “평소에 인사도 하던 아는 사람이었기에 돈을 맡기면서도 의심은 하지 않았다. 남편 몰래 투자한 것이라서 투자금을 찾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말도 못하고 있다”면서 “A씨는 핵심 인물이라고 구속됐지만, 정작 돈을 받은 건 B씨인데 불구속되어 돌아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운데 B씨는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화장품을 구매해서 판매위탁을 맡기고, 일정의 수익금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또한 본사로 돈을 보내는 투자자는 95%이고, 나머지 5%만 본인들이 편하니까 제 통장으로 입금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일은 본사에서 진행된 일이고, 저 역시 회원들과 같이 지점비를 받아서 운영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제품 수출에 문제가 생기고, 센트럴인사이트 상장사 인수로 내부 문제가 생기면서 타격을 입어 이 상황에 이른 것”이라며 “본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금을 되돌려주기란 당장 어렵다. 어찌됐든 이번 일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아쉬세븐 사건은 1조 원 넘는 사건으로  손에 꼽을 만큼 큰 사건”이라며 “특히 당진 지역은 피해액이 3,000억원으로 규모가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고소가 접수되면 우선 각 지방 경찰서에서 조서를 작성하고, 수사를 위한 최종 고소장 취합이나 진행은 송파경찰서에서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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