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종영

시인 박종영
시인 박종영

꼬부랑 할머니가 입속에 매달려 흔들린다
거미줄을 타고 들락거리는 욕망의 늪
질겅 질겅 참 잘 어울리는 입
오래 씹어야 찰지게 달라붙는 성질머리 
부드럽다가도 물고 늘어지는 끈질긴 성격
이빨과 입술 사이 구름다리를 타고 건너는 쫄깃함
두툼한 살점이 포만감을 부르는 그 곳
혀 놀림에도 빠지지 않는 이물질 그녀
건져 내기가 불편한 구조라 더 좋다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구토
시궁창 냄새가 풍기는 맨홀 뚜껑에 자리한 낡은 방 
녹슨 배관을 울리는 검은 소리
통로 끝자락에는 마지막 절규가 자라고
찍혀 씹히고 부딪쳐 부서진 잔해
균형을 잃어 파편이 튀고
낡은 뱃속의 벽이 허물어져 막힌 길
심장을 타고 흐르는 타액의 되새김질은 감로수
그녀의 사막은 서늘한 바람이 부는 언덕
낙타는 사막을 지고 일어선다 


약력

청주출생, 계간 「시와정신」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 『서해에서 길을 잃다. ‘17년 당진문화재단 수혜』,  『우리 밥 한번 먹어요 』 (사)환국문인협회원, 「시와 정신」문인회장, 당진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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