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사료공장 이전은 거대 기관의 폭력...경일대 못 들어서”
축협 “환경 시설 완비할 것, 대학 이전 문제 관련 확인된 것 없어”

송악읍 가학리 36-3번지 야산 인근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송악읍 가학리 36-3번지 야산 인근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축협사료공장이 송악읍 가학리로 이전을 앞둔 가운데 가학리 2반이 사료공장의 환경 시설 및 감시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4월 당진축산농협(조합장 김창수)은 읍내동 축협사료공장 부지 매입 의향을 보인 건설사와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송악읍 가학리 36-3번지 야산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이전되는 축협사료공장의 전체 면적은 56,634㎡(약 17,131평)이며 공장 건축면적은 약 39,000㎡(약 12,000평)이다. 추진방식은 산업유통형 지구단위계획이며, 사업시행자는 당진축협과 DH개발이다.

하지만 인근에 거주하는 가학리 2반은 사업설명회 개최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하는 한편 환경문제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다시 내놨다.

주민 이 모씨는 “사료공장 이전은 가학리 2반 주민들에 대한 거대 기관의 폭력이자 인권을 무시한 반민주적 행동”이라며 “사료공장 이전이 얼마나 큰 문제가 있는지 당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강력하게 다시 문제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씨가 제기한 사료공장 이전의 문제점으로는 △사료공장 이전 부지 선정에 대한 당진시의 명확한 답변이 없었던 점 △가학리 주민들의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은 점 △당진 시내에서는 혐오시설인 사료공장이 가학리에서는 지역발전 시설로 둔갑한 점 △신축된 공장에서 오폐수를 가학천으로 방류할 수 있다는 점 △경일대 이전 예정지와 가까워서 두 사업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 모씨는 “당시 가학리 이장과 임원 몇 명만이 사료공장 토지 개발사와 협의를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민 전체가 동의한 것으로 되어 버렸다”며 “주민설명회는 사전에 제대로 통보조차 하지 않아 극소수의 주민만 참석했다. 가학리를 비롯해 기지시와 송악중학교도 교육환경 악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읍내동에 위치한 사료공장에서 소음 및 악취 경관상의 문제로 이전 요구가 거세다는 내용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지만, 가학리에서는 ‘지역균등 발전을 도모하며 현대화된 시설확충으로. (생략)’으로 표현해놨다”면서 “신축될 사료공장의 오폐수가 가학천으로 방류될 것이라는 제보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당진시와 축협에서는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일대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료공장의 이전 부지는 경일대 이전 예정지와 가깝다. 이로 인해 경일대는 충남도 교육청으로부터 사료공장과 200m 거리를 띄우거나 기타 조치를 취해야만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조건부 허가를 통보 받았다”며 “경일대와 같은 선호 시설이 사료공장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지적했다.

이 모씨는 “이미 사료공장 이전이 추진이 된 만큼 앞으로 당진시와 축협은 사료공장에서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제대로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환경오염 감시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환경문제가 발생하면 주민들의 민원과 피해를 어떻게 해결하고 보상할지에 대해서도 공시해주시기 바란다”며 “가학리 2반 주민들과 당진시의 소통창구를 마련해 당진시와 축협의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진축협사료공장이 송악읍 가학리로 이전을 앞둔 가운데 가학리 2반이 사료공장의 환경 시설 및 감시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축협사료공장이 송악읍 가학리로 이전을 앞둔 가운데 가학리 2반이 사료공장의 환경 시설 및 감시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한편, 당진축협 관계자는 “축협은 2019년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서를 제출한 이후에 같은해 3월 주민 열람 공고를 하고, 4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주민 설명회를 진행했다”며 “이제 와서 설명회 개최를 몰랐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경일대 이전과 관련해 당진축협은 먼저 송악읍 가학리 이전 부지에 지구단위 신청을 했으며. 그 이후에 경일대에서 학교 이전을 추진했고, 이 때문에 경일대가 사료공장 때문에 들어서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진축협 관계자는 “사료공장과 가까워서 경일대 이전에 문제가 있다는 주민 의견에 대해서는 경일대에서 주장하는 내용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사료공장의 오폐수를 가학천으로 방류할 것이라는 내용은 공장 건설도 시작도 안했기 때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앞으로 건축 허가 신청서를 시청에서 시설에 관련해 부서에서 모두 검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환경문제에 대해서 우수 정화조 설치를 비롯한 소독처리 시설 및 악취저감시설 등을 설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월부터 공장 진입로 가학소하천 교량설치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당진축협은 개발행위허가를 비롯한 농지전용허가, 산지전용허가, 건축설계 허가를 당진시에 제출한 상태로,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공장 건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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