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구축 아파트 무조건 매수에 매물 부족
공급 수요 불균형에 일부 아파트 3천여만원 상승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 수청지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과열 양상은 수그러들었지만, 외지 투자자들이 단기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신축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를 쓸어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이처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투자가 어려워진 투자자들은 단기 시세 차익을 위해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 인근 혹은 학군 선호지역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당진의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아파트 가운데 송산면 엠코타운과 송악읍 신성미소지움의 거래는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송산면 엠코타운 매매 거래는 92건(지난해 1년간 62건), 신성미소지움1단지 65건(지난해 1년간 39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구축 아파트 거래량도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기지시 힐스테이트1차 전 평수 거래는 85건(지난해 1년간 44건)이며, 당진푸르지오1차 112.8㎡(34평) 거래는 40건(지난해 1년간 28건)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공급과 수요에 불균형이 생기면서, 아파트값은 올해 초보다 소폭 상승했다. 기지시 힐스테이트1차의 111.35㎡(약 34평)의 경우 올해 2월 평균 매매가는 2억 2,600만원인 반면, 8월에는 2억 5,900만원으로 약 3,000여만원 상승했다. 푸르지오 1차도 2월 평균 매매가 2억 3,800만원에서 1,800만원 상승한 2억 5,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수청1·2지구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부동산시장은 조금 잦아들었지만, 투자자들은 세제효과를 노리고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아파트나 소형 평수 구축 아파트 위주로 갭투자를 하고 있다”며 “전세를 끼고 매입하면 적은 돈으로 매물을 매수할 수 있고,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되파는 식의 갭투자 목적으로 나오는 매물을 모두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최근 전세와 월세를 찾는 실수요자들은 있지만,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며 “이처럼 전세 가뭄 현상이 심해지니까, 기존 전세 세입자들은 매수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매물이 없어 계약 연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당진 시내에 위치한 원룸도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아파트 시장과 다른 긍정적인 분위기다. 최근 당진 지역에는 건설현장이 많아지고 단기 거주자들이 늘어나면서 원룸을 선호하는 실거주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수청1·2지구 공사를 비롯해 석문산단 LNG 및 합덕인더스파크일반산업단지 등 여러 공사가 추진됨에 따라 건설현장에 근무하는 많은 단기 근로자들이 당진에 유입됐다”며 “이들은 단기 거주를 목적으로 시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원룸을 선호하는데, 최근 시내 인근 원룸도 물량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들은 원룸에 거주하고 당진에서 소비를 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에 좋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경기가 어려워도 건설현장은 꾸준히 진행된다는 점에서 보통 공사를 시작하면 짧게 2년이니까 단기 근로자들의 수요는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당진 부동산 시장에 물량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관계자들은 외지 투자자의 갭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갭투자자들에 의해 당진 지역 내 아파트 매매가도 조금씩 오를 것으로도 예측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은 매물이 없으면 당연히 돈을 더 주고라도 거래를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매물도 동반상승 효과를 얻게 된다. 이는 갭투자자들이 바라는 흐름”이라며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들어오고 투자자들이 당진에 유입하면 아파트 시장에 활력을 띄우는 점에서는 분명 좋은 점이다. 그러나 상승된 가격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만약 수청1·2지구 신축 아파트 입주 시점에 공실이 많으면, 그동안 상향된 아파트 가격은 다시 빠질 수 밖에 없다”며 “누구나 알지만 미처 놓치는 부분은 상승된 매매가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요소는 인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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