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기간 3개월, 비용 1천만원 들여 공무원 전용 이모티콘 제작
“당진시민들은 못 쓰는 반쪽 이모티콘...예산 낭비” 지적도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당진시가 ‘당진이’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만들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홍보에 나섰지만 정작 시민들은 ‘당진이’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없다.

‘플러그인 당진’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당진이' 이모티콘은 이미지로 당진시 자체 메신저에서만 적용돼 사용이 가능할 뿐, 시민들이 자주 쓰는 SNS에서는 적용할 수 없다. 공무원 전용 이모티콘을 만든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이유다.

당진시는 17일 “당진시의 소통 캐릭터 ‘당진이’를 이모티콘으로 만들었다”면서 “이는 코로나19로 지친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3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당진시가 이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 투여한 비용은 약 1천만 원 가량이다.

하지만 당진시의 보도자료를 접한 일부 시민들은 이모티콘을 사용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일반인들은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읍내동에 거주하는 정 모씨는 “시가 이모티콘을 배포했다는 말을 듣고 다운 받을 방법을 한참 찾았는데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메신저 이모티콘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공무원들만 사용할 것이라면 시민들과 소통을 위해 만들었다는 말을 굳이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당진시는 “다양한 SNS 채널에 활용하기 위해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카톡 등에는 비용 문제로 공개가 어렵고 대신 직원 자체 메신저에는 활용이 가능해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자체 개발한 이모티콘을 카카오톡으로 무료배포 하는데 한 달에만 2천만 원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된다”며 “이모티콘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 할 방법을 모색했으나 예산과 절차 등의 문제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당진이 이모티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당진시 한 공무원은 “갑자기 이모티콘이 생겨 초반에 사용해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모티콘이 움직임도 없는 단순 이미지에 불과하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아 처음 몇 번만 사용하고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산면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 모씨 역시 “시민들이 사용 할 수 없는 이모티콘을 마치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신문에 기사까지 나갔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공무원들만 사용할 반쪽 이모티콘, 그리고 그들조차도 사용하기 꺼려하는 이모티콘에 굳이 3개월의 기간과 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 이유가 있나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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