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이인화 내포민속문화연구소장, 합도초 교감] 당진은 해안도시다. 하지만 그 아름답던 해안은 간척사업으로 모두 공장, 논경지로 바뀌어 그 좋은 자연경관이 다 사라진 안타까운 곳이다. 그렇다고 높은 산도 없고 물 좋고 쉴만한 공간도 없다. 그러다 보니 여름철이 되면 쉬고 놀 만한 계곡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그런 좋은 장소가 될 곳이 있다. 역사문화적으로도 가치가 있고, 경관도 아름답고 빼어난 곳. 지역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사람들과 함께 할 만한 곳 바로 승전목이다.

- 글 싣는 순서 -

① 동학농민전쟁의 유일한 승전지 ② 소중한 역사문화 공간 승전목 ③ 승전목을 역사문화교육장으로 ④ 승전목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과 과제


승전목은 동학농민전쟁 당시 동학군이 기관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군사요충지이며, 일부 학자들에 제기되는 백제시대 피성이었던 면천 몽산성과 더불어 일본 <서기>에 기록으로 보이는 경관이 빼어난 역사의 현장이다.

과거 골재개발사에게 허가해줌으로써 무자비하게 훼손됐지만  <일본공사관 기록>에 일본군이 동학군에게 패해 도주하는 장면이 시간대별로 보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재가 밀집해 있다.

먼저 고려시대 절터가 이배산 기암절벽 중턱에 있고, 이배산 용주봉 기우제장, 승전목 장승과 도깨비 바위, 그리고 암석에 새긴 민백준 청덕휼민비, 천주교 교우촌과 새터말 천주교 공소 등과 백제시대 기록으로 ‘고련단경수’라는 기록 등이 있어 일본인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을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자연경관과 함께 개발한다면 청소년들의 심신수련장이 될 수 있고 관광명소도 될 수 있다. 비록 여름철 장마에만 볼 수 있는 <이배산 폭포>지만 양수기 몇 대를 이용해 사철 떨어지게 한다면 절경이 될 수 있을 것이며, 하천변을 정비하고 벤치 몇 개만 설치해 놓아도 검안천의 깨끗한 물과 함께 가을철 절벽에 어우러진 단풍을 즐길 만한 아주 좋은 휴식공간이 될 것이다.

여기에 역사적인 각종 유적이 산재해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장소다.  예전에 금강환경청 모 담당자와 국립평가원에서 본인을 찾아왔었다.

도곡교를 중심으로 한쪽은 이배산이, 다른 한편엔 웅산이 있다. 승전목은 도곡교에서 웅산쪽으로 난 길로 가면 만날 수 있다. 높지는 않지만, 바위로 된 절벽과 좁은 길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길이 좁았기 때문에 많은 병력이 한꺼번에 지나갈 수 없어 군사적 요충지였을 것으로 예상이 가능하다. 출처=당진시 공식 블로그
도곡교를 중심으로 한쪽은 이배산이, 다른 한편엔 웅산이 있다. 승전목은 도곡교에서 웅산쪽으로 난 길로 가면 만날 수 있다. 높지는 않지만, 바위로 된 절벽과 좁은 길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길이 좁았기 때문에 많은 병력이 한꺼번에 지나갈 수 없어 군사적 요충지였을 것으로 예상이 가능하다. 출처=당진시 공식 블로그

하나의 절차로 왔겠지만 본 필자는 훼손된 도로지역은 복원하고 현 훼손지에 역사 체험장을 만들어 당진의 젊은이들이 빼어난 경관과 함께 동학농민전쟁에서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 자부심을 가슴에 담게 하고 일제가 동학군들을 무참히 학살한 나라 잃은 민족의 아픔을 배우고, 당진 민백준 현감의 애민정신, 장승과 도깨비 바위, 그리고 아들기원 바위, 기우제 등을 통한 민속교육, 새터말 천주교 교우촌과 구룡리 공소, 고려 절터의 유적 등을 통해 역사의 발자취를 배우고 익히는 장소로 재개발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국도가 개설되면서 승전목을 다 훼손했기에 이제는 어찌할 수 없다. 필자는 언젠가 ‘골재 한 차 파갈 때마다 흙 한차씩 파다 부어서라도 경관은 망치지 말아달라고.’부탁드린 적이 있었다. 국도건설로 훼손된 부분은 언젠가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안국사지 앞의 안국산 골재 채취장을 기억한다. 그렇게 훼손하면 역사문화 공간으로 숨 쉴 수 없다. 역사의 현장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 시대 상황을 이해하고 역사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릴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승전목을 더욱 잘 보존하는 노력을 사는 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처음 안내 간판을 썼던 때도 기억난다. 민백준청덕휼민비를 발견하고 너무 기뻤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장마철에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그립다. 과거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돌던 승전목이 그립다. 이곳이 우리 후손들에게 남길 역사교육장으로 거듭나게 해야만 한다. 역사체험의 장으로 말이다

승전목은 면천 8경중 한 곳으로 승전어화라고 불렀으며, 예전에는 은어가 많아 밤에 횃불을 들고 은어를 잡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도 70호선 확장 공사와 석산 개발로 유적 등의 원형이 많이 손상됐다고 한다.  출처=당진시 공식 블로그
승전목은 면천 8경중 한 곳으로 승전어화라고 불렀으며, 예전에는 은어가 많아 밤에 횃불을 들고 은어를 잡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도 70호선 확장 공사와 석산 개발로 유적 등의 원형이 많이 손상됐다고 한다.  출처=당진시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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