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석 당진감리교회 담임목사

삼복더위에 어떻게 지내십니까? 올 여름 많이 더우시죠? 더군다나 그렇게 기대했던 장마도 너무 아쉽게 끝나버리고 전국의 저수지의 저수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뉴스 날씨 특보를 들으니 강원도 춘천시의 기온이 37도를 기록했다고 하니 가히 살인적인 더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고, 불쾌지수가 치솟아 괜히 짜증이 밀려오는 이 무더위를 어떻게 피하고 계십니까?

옛날 우리 선조들은 “느티나무 아래서 그네타기,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숲 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비 오는 날 한시 짓기, 달밤에 탁족(발을 씻음)하기” 등으로 더위를 피했다고 하는데, 오늘의 우리는 이런 우아한(?) 방법으로는 전혀 이 더위가 가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현듯, 더위를 피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봤더니 대개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되더군요.

1) 이열치열 - ‘더위는 더위로 다스린다’고 찜질방, 혹은 사우나에 가서 땀을 쫙 빼기.
2) 먹는 게 남는 거야 - 삼계탕, 추어탕, 영양탕 등 보양 음식이나 반대로 냉면, 수박화채, 콩국수, 팥빙수, 아이스크림 같은 찬 음식 먹기
3) 체력은 국력 - 운동 후 등목이나 샤워하기.
4) 에어컨은 내 운명 - 은행, 백화점, 병원, 그리고 관공서 등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곳만 골라 다니기.
5) 독서(영화)삼매경 - 공포영화, 추리소설, 만화책 보기.
6) 자기 일에 몰두하기 - 바쁘게 열심히 일하다 보면 더위를 잊는다.

그럼, 여러분은 어떤 피서법을 갖고 계십니까? 피서(避暑)는 ‘더위를 피한다’는 뜻인데 무턱대고 피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한 순간일 뿐이죠. 차라리 피하지 말고 이겨내는 것은 어떨까요? 소극적으로 피하면 자꾸 따라오지만 적극적으로 싸워서 이기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克暑)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우리가 싸워서 이겨야할 것은 더위만이 아닙니다.

첫째로, 나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육체의 욕심, 나쁜 생각, 못된 습관과 싸워 이기십시오. 자신 안에서 끊임없이 꿈틀대며 솟아오르는 정욕과 날마다 싸워 이겨야 합니다. 그래야 삶이 변화되고 삶이 변화되어야 비로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습니다. 

작년의 모습과 올 해의 모습, 그리고 전반기의 생활과 지금 후반기의 생활이 달라져야 합니다. 절대로 ‘그냥 되는대로’ 살지 마십시오. 점점 나아지십시오. 현재 힘들고 귀찮다고 나태해지면 나중엔 더욱 힘들어 집니다.

둘째로, 세상의 불의와 싸워야 합니다. 타락, 부정부패, 방탕한 것들에 빠지거나 악한 세상풍조에 휩쓸리지 말고 마치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 맞서 싸워 이겨내야 합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무관심하게 가만히 있으면 실제로 그 자리에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속절없이 그대로 강물에 떠내려가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힘을 내십시오. 반드시 힘을 내야 합니다. 칼 한 번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허무하게 쓰러지는 패잔병의 삶이 아니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 더위, 나 자신, 그리고 세상의 불의와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승리하여 많은 삶의 유익을 전리품으로 얻으시기 바랍니다. 남은 무더위도 잘 이겨내시고 모두 건강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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