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줄리샘의 여행스케치 5

“어제는 역사입니다. 내일은 알 수 없는 미스테리지요, 하지만 오늘은 선물입니다. 그래서 현재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Present’는 ‘선물’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지요!” -영화 쿵푸펜더 중-

[당진신문=김은정 시민기자] 투본 강변을 따라 오래된 삶의 흔적을 머금은 호이안의 올드타운에서 시클로를 타고 올드타운을 한바퀴 돌며 옛거리에서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의 숨결이 느껴지는 역사 여행을 시작해 본다.

호이안은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기원전 2세기부터 무역 중심지였다. 이곳은 15세기 참파왕국의 가장 중요한 항구가 되었으며, 16세기~18세기 초까지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상업·문화적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번성하였다. 응후옌 왕조의 왕들이 ‘친무역정책’을 펼치던 19세기까지 그 역할을 한 호이안은 그 초기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시간여행을 제공하는 장소가 되었다.

강변을 따라 중국, 일본, 베트남의 건축양식이 섞여 있는 건물들을 따라 걷다, 눈길이 머무는 상점에 들어가거나 사진을 찍는 재미는 호이안을 즐기는 또다른 매력일 것이다. 해가 지고 하나둘씩 켜지는 형형색색의 등불은 마치 풍등이 하늘에 떠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이내 올드타운은 빛과 색이 어우러져 강물 위를 물들이며 환상적인 모습을 선물한다. 그 옛날, 이 거리를 걸었던 누군가의 사연들이 이곳에 삶의 흔적으로 남아 살아 숨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19세기 ‘친무역정책’을 펼쳤던 응후옌 왕조!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의 숨결을 찾아 호이안에서 후에로 가는 방법은 버스, 택시, 프라이빗카 등의 방법이 있는데 편리함을 추구한다면 프라이빗카를 선택, 불편함을 감수하고 여행을 원한다면 버스로 갈 수 있다. 버스의 경우 130km의 거리로 3시간이 넘게 소요 된다고 한다. 더 편리한 방법으로는 여행사의 원데이 상품으로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흥미로운 역사이야기와 함께 방문하는 방법이 있다.

후에는 화려하고 또 쓸쓸히 사라진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이자 통일 왕조 응후옌의 도읍지였다. 우리나라 조선과 같이 중국 청나라의 명목상 제후국이 되었다. 통일 왕조의 건국에는 프랑스의 도움을 받았으나, 그것으로 결국 제국주의적 침략의 일환인 프랑스 식민지의 첫발을 내딛는 역할을 했다. 어쩌면 베트남은 대한민국과 많은 닮은꼴의 역사를 지녔다.

중국의 자금성을 본떠 만든 후에의 황궁은 그렇게 화려하고 또 찬란하게 통일왕조로 빛났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전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파괴되고 사상과 정치적 이데올로기 속에 버려지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받기까지 쓸쓸함을 견뎌야 했다. 쓸쓸함을 견뎌낸 후에의 황궁에는 지금 그 역사의 숨결을 찾아오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들이 머물고 있다.

옛것의 추억 속에는 늘 화려함과 그 쓸쓸함이 공존한다. 화려한 전성기가 계속 될 것 같지만 또 시간은 화려함만을 허락하지는 않으며, 그 쓸쓸함이 계속 될 것 같지만 또 시간은 희망이라는 미래를 열어주기도 한다. 지금은 모든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다시 우리의 발걸음이 자유로워질 때가 올 것이다. 그때까지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오늘을 슬기롭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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