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33번 송전철탑 건설 현장서 주민들 반대 집회하는데 벼 짓밟고 공사
업무방해로 5명, 공무집행방해로 1명 연행 ...연행 과정서 항의하는 주민 논둑 바닥에 엎어뜨리기도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한전의 북당진-신탕정 간 345kv 송전선로 건설 사업의 신평 구간 철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규모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연행되는 우강 송전철탑 대책위 주민들

12일 한전이 신평 마지막 구간 공사를 강행하자 우강 송전선로 대책위(이하 우강 대책위)는 예정대로 오전 9시부터 집회를 개최했다.(관련기사: 당진 신평 송전선로 마지막 철탑 건설 돌입...강력 반발, 1366호) 충남도의회 이계양·이선영 도의원, 당진시의회 최창용 시의장 등도 참석한 집회에서 주민들은 한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주민들은 집회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장비를 벼가 자라고 있는 논으로 투입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한전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논에서 20년 간 논농사를 지어왔다는 A씨는 “아침부터 자식처럼 키워 온 벼를 짓밟고 공사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흘렀다. 농사를 짓고 있는 우리들에게 ‘공탁을 걸었으니 맘대로 하겠다’는 한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결국 주민들은 집회를 마치고 잠시 후 공사를 진행하는 포클레인을 막아섰다. 이덕기 우강 대책위 위원장은 “농민들이 공사 반대 집회를 하는데도 약 올리듯 벼를 짓밟고 공사를 하는 한전을 보면서 기가 찼다. 이는 우리 농민들을 무시하는 것이고, 주민들을 얕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클레인을 막아 선 주민들이 한전 측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포클레인을 막아 선 주민들이 한전 측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오전 11시가 넘어서부터 현장을 막아섰던 주민들이 물러설 기미가 없자, 공사 진행을 위해 경찰이 직접 나섰다. 경찰의 주민 현행은 약 16시 20분 경 작전이 시작됐으면 주민들이 경찰차량에 실리기까지 약 8분에서 10분 가량이 소요됐다. 여성 주민 2명은 여성 경찰과 남성경찰이 함께 사지를 들어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주민의 옷이 말려 올라가고,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 경찰은 “어머니, 일어나서 걸으실 수 있잖아요.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라며 수차례 다그치기도 했다. 

남성 주민들은 대체로 두 팔을 붙들린 채로 구호 정도를 외치며 경찰의 연행 과정에 저항하지 않으며 나왔지만, 한 주민은 부인이 사지가 들려 끌려 나가자 거칠게 항의했고, 결국 경찰은 논둑 쪽 바닥에 주민을 눕히고 팔을 꺽어 강제 연행해갔다.

눈둑에 깔린 채 연행되는 우강 주민
눈둑에 깔린 채 연행되는 우강 주민
경찰들이 여성 주민을 사지를 들고 논에서 벗어나자 바닥에 내려놓은 모습
경찰들이 여성 주민을 사지를 들고 논밖으로 나오자 바닥에 내려놓은 모습
공사 현장을 막아 섰던 여성 주민의 사지를 들고 나가는 경찰
공사 현장을 막아 섰던 여성 주민의 사지를 들고 나가는 경찰

당진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여성주민 2명을 포함해 5명, 공무집행 혐의로 1명을 연행해 조사를 마치고 당일 오후 10시 가량 집으로 돌려 보내졌다.

황성렬 당진시송전선로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한전이 벼를 짓밟고 논에 올라설 때는 경찰이 아무 제재도 하지 않았으면서, 주민들이 울분에 차 행한 최소한의 저항에는 대규모 연행으로 맞섰다”면서 “도대체 경찰이 주민들의 편인지 한전의 편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 측은 대규모 연행 사태와 무관하게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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