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 편] 빈 터
[詩 한 편] 빈 터
  • 당진신문
  • 승인 2021.06.23 15:16
  • 호수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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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민식

[당진신문=박민식]

좀 헐렁하게 살자
우리 동네 집을 못 지어 남은 작은 빈 터
주차난에 오아시스 같은 숨구멍이다
빈 곳이 널널한 바람 숭숭한 하루
가끔 남의 장단에 춤도 추고
똥마려운 차 끼워주기도 하고
먹고 살려는 거짓말에 사기도 당하고
실없는 소리에 웃어주기도 하고
자식 자랑 부인 자랑 팔불출도 되고
오늘이 며칠인지 몰라도 장날인줄은 알고
나이 드니 대충 보고 대충 듣고
내가 손해 보면 니가 이익을 보는
내 삶은 우리 삶으로 풍성하다
내가 내어주고 니가 챙기면 믿질 것도 없지
우리 같이 길을 가는 사람
내 빈 곳이 널널하면
빈터에서 함께 놀 수도 있는 것을


약 력 : 월간『시사문단』신인상 데뷔, 가톨릭문학회원, 한국인터넷문학상, 시집 : 『성체꽃 』『커피보다 쓴 유혹』공저집 『마섬에 바람이 분다』(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위원, (사)문학사랑회원, 당진시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