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설치한 세종시 사무소...10평 규모로 협소
조상연 시의원 “지난해 9월 이후 컴퓨터 부팅 기록 없어”
당진시 “코로나19 이후 이용 적은 것, 대안 마련 뒤 폐쇄 할 것”

세종사무소 외부.
세종사무소 외부.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가 정부 예산 확보를 위해 세종시에 설치한 세종사무소가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0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진시의회 조상연 의원은 기획예산담당관에 세종사무소 활용실적 문제를 제기했다.

당진시는 지난 2017년 12월 정부 예산 확보를 위해 세종시에 당진시 세종사무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무소 위치는 세종시 도담동 보듬3로 9-20번지(먹자골목)이며, 전체 규모는 복층구조 2층의 총 10평이다. 세종시로 출장을 간 공무원은 사전 신청과 접수를 하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고, 사무실에는 복사기와 전화기 각 1대씩 설치되어 있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세종사무소 운영을 위한 연간비용은 △임차료 월 55만원씩 1년에 660만원 △관리비 월 15만원(전기요금 포함)씩 1년에 180만원으로 총 840만원과 매년 계약 수수료로 24만원이 소요되고 있으며, 임차 보증금은 1천만원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종사무소에는 충남도 재정협력관 방문을 위한 사전점검을 비롯해 총 9번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그 중에 1월과 3월 출향인 간담회는 공간이 좁은 이유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사무소 내부. 복층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책상과 복사기가 있다. 조상연 시의원은 “공간이 협소해 한 사람이 컴퓨터를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복층 계단에 앉아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세종사무소 내부. 복층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책상과 복사기가 있다. 조상연 시의원은 “공간이 협소해 한 사람이 컴퓨터를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복층 계단에 앉아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상연 시의원은 “세종시 가장 번잡한 한 가운데 사무소가 있는 것은 부적합하고, 단순히 정부청사와의 거리만 고려한 것 같다”며 “사무실 책상에 한 사람 이외에는 다른 사람은 앉을 수 없다. 제가 직접 사무실에 가서 봤는데 한 명이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층계(복층계단)에 앉아있어야 한다”고 공간 협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올해 1월 27일과 3월 17일에 출향인 간담회를 했다고 하는데, 이 사무실에서는 출향인 간담회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질의했고, 기획예산담당관 이일순 담당관은 “그렇다. 좁다, 여러 명이 모여서 (모임을) 할 공간이 아니다보니 실시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사무실 연간 사용 횟수 대비 지출되고 있는 예산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조상연 시의원은 “사무소가 필요한 이유로 행정망이 깔린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그러나 제가 6월 4일 12시경 사무소를 방문해 컴퓨터 부팅기록을 확인한 결과, 2020년 6번 사용했고 가장 최근 사용이 지난해 9월 5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재작년 6월 17일부터 작년 2월까지는 부팅한 기록조차 없다”며 “결국 세종사무소에는 1년에 컴퓨터 6번 사용하기 위해 매년 840만원의 관리비와 임차료가 들어가고 있는데, 기획예산담당관에서는 이것이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기획예산담당관 이일순 담당관은 “지난해 세종시 출장 갔을 때 오후에 약속이 있었고, 세종사무실에서 대기하다가 청사로 갔다”며 “주로 대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의원님이 지적하신 사무실을 계속 운영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조상연 시의원은 “당진에서 세종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요즘 스마트폰으로 문자와 메일을 다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세종사무소에서 필요한 것들은 (스마트폰으로) 전부 소통할 수 있다”며 “차라리 훌륭한 호텔에서 대기해도 이 정도 금액은 안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사무소 컴퓨터 부팅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조상연 시의원이 방문한 6월 4일까지 컴퓨터는 사용되지 않았다.
세종사무소 컴퓨터 부팅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조상연 시의원이 방문한 6월 4일까지 컴퓨터는 사용되지 않았다.
세종사무소 컴퓨터 부팅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조상연 시의원이 방문한 6월 4일까지 컴퓨터는 사용되지 않았다.
세종사무소 컴퓨터 부팅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조상연 시의원이 방문한 6월 4일까지 컴퓨터는 사용되지 않았다.

한편 당진시는 국비확보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한 뒤에 세종사무소 운영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진시 기획예산담당관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세종사무소 상주직원이 있어서 국비확보 정보를 먼저 확인하는 역할을 했었고, 시 홍보 상품 판촉전 등도 준비했었다”면서 “그동안 세종사무소는 국비를 확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코로나 발생 이후 활동이 많이 없게 됐고, 상주 직원도 당진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임시적 폐쇄도 생각했어야 하는데, 코로나가 끝나면 예산 움직임이 많아질거라 생각해서 쉽게 폐쇄를 정하지 못했다”며 “요즘 직원들은 다 노트북 들고 다니며 사용하고 있어서 컴퓨터는 사용을 잘 하지 않는다. 컴퓨터에는 기존 자료들이 있으니까 없애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사무소 운영에 대해 “국비확보에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무소가 필요하지만, 문제로 지적받은 만큼 대안을 마련한 뒤에 사무실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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