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친화도시 당진시, 급식지원비 2019년부터 3년간 5,000원 동결
보건복지부 권고보다 1,000원 낮아...서산시는 8,000원으로 인상

“당진시에서 지역아동센터에 지원되는 비용은 5,000원에서 멈춰 있는데 식자재 단가는 매년 30%~50%씩 오르고 있어요. 이 가격으로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단체급식을 제공하기 버거울 정도예요. 아동 개인이 5,000원으로 제대로 된 밥을 먹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요” -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출처=당진신문 DB.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출처=당진신문 DB.

[당진신문=이석준 수습기자] 당진시의 아동 급식 지원 단가가 물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에서 동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급식 지원 사업은 저소득 가정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결식을 예방하고 영양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00년 제정됐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아동들을 선정해 학기 중 중식은 학교급식으로 제공하고 조식, 석식, 공휴일 및 방학 중 중식을 지역아동센터의 단체 급식 또는 급식 카드(꿈자람카드)로 지원한다.

2018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고 지난 5월 ‘아동 친화적 환경조성 우수기관’으로 인정받기도 했던 당진시의 아동 급식 지원 단가는 2018년 4,000원에서 2019년 5,000원으로 인상된 후 2021년 현재까지 5,000원으로 동결 중이다. 

당진시는 아동이 단체급식을 선택하면 지역아동센터는 1식 5,000원을 지원받고 급식 카드를 선택하면 꿈자람카드에 1식 5,000원을 지원하지만, 이는 2021년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인 1식 6,0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인근 서산시가 1식 8,000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당진시의 아동 급식 단가는 3,000원이나 더 적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의 통계에 따르면 충남 지역의 음식점 평균가격은 냉면 8,000원, 비빔밥, 7,850, 김치찌개 백반 6,900원, 짜장면 5,350원, 칼국수 6,900원으로 당진시의 1식 5,000원은 짜장면 한 그릇조차 사먹을 수 없는 금액이다.

A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물가는 점점 상승하는데 지역아동센터는 2019년부터 5,000원 예산으로 급식을 준비하다 보니 2~3년 전에 비해 급식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특히 과일의 경우 한 박스에 7~8만 원씩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지금의 단가로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신선 채소, 과일을 제공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5,000원으로 단체급식 단가를 맞추는 것도 버거운 상황인데 5,000원으로 아동 개인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B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당진시의 물가가 저렴한 편도 아니라서 지금의 단가로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급식을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단가 인상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진시가 왜 아직도 단가를 인상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당진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올해 아동 급식 지원 단가를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하고자 했으나 당진시의 예산뿐 아니라 충남도의 보조금이 포함돼있어 시에서 단독으로 예산을 인상하기 어렵다”며 “충남도에서 단가 인상을 결정하면, 시에서 인상 결정 위원회를 열어 인상하는 식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꿈자람카드를 보는 불편한 시선들

당진 지역아동센터에서 단체급식을 제공받는 아동들과 달리 센터를 이용하지 않고 꿈자람카드를 이용하는 아동들이 금액 부족 등 불만 사항을 건의할 창구가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다.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최근까지 꿈자람카드를 소지한 아동이 꿈자람카드의 금액이 부족하거나 불편하다는 등과 관련된 추가적인 문의 및 민원이 행복복지센터,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시청 관련 부서로 들어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꿈자람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 낙인 효과로 인해 수치심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일부 식당과 편의점에서 꿈자람카드를 내밀었을 때 따라오는 측은한 시선 역시 아이들이 꿈자람카드 사용 사실을 숨기게 되는 원인이다.

A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아이들 스스로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및 수치심, 부끄러움 등 때문에 꿈자람카드의 금액이 부족하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것 뿐이지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꿈자람카드는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금액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아동급식비를 지원하는 가정을 선정하는 기준이 까다롭다는 것. 기준 중위 소득 52%이하라는 기준에 충족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선정된 가정의 아동이라고 해도 무조건 급식비가 지원되는 것은 아니다. 한부모가정의 아동이면 부모의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는 등 해당 아동이 결식 우려가 있다는 것을 증빙하는 서류와 증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C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수혜 아동의 부모 대부분이 복지지원 정보 등을 잘 모르거나 생업에 신경 쓰느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신청, 서류 준비 등을 아동의 부모에게 맡겨놓기보다는 지자체나 관련 부서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재 시의원은 “당진시의 아동 급식 지원이 타 지역 서산시 보다 뒤떨어지고, 보건복지부 권고사항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동 친화 도시인 당진시의 이름에 걸 맞지 못한 일”이라며 “아동문제와 출산율, 돌봄의 문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 돼있다. 아동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아동문제 해결을 위해 당진시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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