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해 자립 돕는 ‘민들레일터 이근방 원장’
친구들과 법인 설립...가장 먼저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개소

“저의 최종 목표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의미 있고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이에요”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장애인은 특수학교를 졸업하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때로는 졸업 이후에 집에서 고립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민들레일터 이근방 원장은 특수교사로 16년간 근무하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의 독립적인 생활은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장애인 학생들은 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그나마 집과 학교를 오가며 무언가를 할 수도 있고 돌봄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학교 졸업 후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해요. 사회에 나가지 못하는 장애인 제자들과 가족들의 어려운 상황을 보고 전해들을 때마다 특수교사로서의 보람과 자긍심보다 자괴감이 많이 들었죠”

결국 이근방 원장은 사회에서 장애인들의 독립적인 생활을 마련하는 복지를 직접 실천하기로 했고, 그의 친구들과 함께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준비해 지난 2016년 민들레처럼을 설립했다. 

이후 첫 걸음은 장애인이 일을 하며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민들레일터를 개소하는 일이었다. 

“우리의 삶은 누구나 같아요. 잠을 자고, 일어나서 밥을 먹고, 그러고 일을 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서 쉬죠. 그러나 우리 장애인들은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장애인들도 가족의 품을 벗어나 독립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법인의 최종 목표는 부모님 없이도 장애인들이 충분히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것이에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민들레 일터에서 견과류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 여기서 이들은 각자 맡은 업무를 누구의 도움 없이 주도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민들레 일터에서 견과류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 여기서 이들은 각자 맡은 업무를 누구의 도움 없이 주도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민들레 일터에서 견과류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 여기서 이들은 각자 맡은 업무를 누구의 도움 없이 주도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민들레 일터에서 견과류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 여기서 이들은 각자 맡은 업무를 누구의 도움 없이 주도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민들레일터에서 장애인들은 견과류를 선별하고 개별포장 작업을 한다. 포장 한 세트를 만들기 위해서 장애인들은 견과류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개수에 맞춰 담아 포장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은 각자 맡은 업무를 숙달해 누구의 도움 없이 주도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회에서는 장애인 일자리를 보조, 도우미로만 한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애인도 그들의 직무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제도적인 부분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체에서의 장애인 채용이 이전보다 많아졌지만 아직 장애인의 사회참여에 대한 현실의 벽은 높다.

“장애인 취업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예전보다 많이 생겨나서, 채용하는 기업체는 많아졌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장애인의 취업은 쉽지 않아요. 현재 민들레일터 대기자가 40여명이라는 점만 보아도 그렇죠. 장애인도 전문적으로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인식변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근방 원장은 장애인을 향한 차별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동등한 대우를 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을 위한 제도와 인식이 많이 개선됐죠. 이전에 장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었지만, 요즘에는 일할 곳도 점차 늘어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도 많아졌거든요. 다만 인식 부분에서 장애인을 향한 과도한 친절은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그냥 비장애인을 대하듯이 편하게 바라보고 행동해주시면 됩니다, 그것부터가 장애인 차별 철폐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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