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신 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당진신문=박경신]

말기암 투병 중인 환자가 “의사들이 왜 이렇게 싸늘한지”라며 의사들의 냉정한 태도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비록 거짓일지라도 좋아 진다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듣고 싶었나 보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르다. 말기 암 환자에게 치료가 된다는 의사의 거짓 위로나 불필요한 치료로 진료비를 지출하는 것보다 “이젠 몇 개월 안 남았습니다. 서서히 준비하십시오”라고 하는 의사가 더 좋은 의사라고 생각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가 말한 암 환자의 심리 5단계.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단계 중에 부정, 분노에 머무르다 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 와중에 주변에 특히 의사에게 원망과 투사까지 하는 경우도 많다.  

주변에 많은 정신과 의사가 있지만, 일부는 선하고, 일부는 악하다. 어떤 부류는 게으르고, 일부는 현명하며 일부는 어리석다. 

당신의 절박한 사정에 신경 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같이 손잡고 공감하며 울어 주는 것은 가족이나 친지가 할 일이다. 서운하겠지만 의사라도 냉정해야 한다. 의사는 정확한 의학적 판단과 정보를 전달해 주는 직업이다. 

굿이나 민간요법, 부적으로 말기 암 환자들에게 완치가 가능하다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며 환자에게 돈을 쓰게 만드는 것. 그렇게 못한다. 아니 그렇게는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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