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 안되는 가로등 수두룩

사진 왼쪽부터 ▲도비도 관광지 해안 주변에 설치된 조명시설의 모습과 ▲밤에 촬영한 모습. 밤에 조명시설은 작동하지 않았고, 바다 반대편 불빛과 캠핑객의 텐트안 조명만이 희미하게 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도비도 관광지 해안 주변에 설치된 조명시설의 모습과 ▲밤에 촬영한 모습. 밤에 조명시설은 작동하지 않았고, 바다 반대편 불빛과 캠핑객의 텐트안 조명만이 희미하게 보인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도비도 관광지 일대가 밤에 너무 어두워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비도 관광지 일대는 농림식품부 소유이며, 농어촌공사 당진지사가 관리를 맡고 있다.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는 1998년부터 운영되다가 2014년 주요시설이 폐쇄되면서 시설 투자와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 폐허 같은 모습이지만,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거나 해루질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해보니 선착장이 위치한 B단지 쪽은 그나마 일부 가로등이 밝혀져 있었으나 해수탕이 위치한 A지구 쪽은 거의 암흑이었다. 

A지구 입구에 ATM기기 부스의 불빛과 일부 문을 연 상가의 불빛, A지구와 B지구를 건너는 무지개 다리 조명 외에는 온통 깜깜했다.

한 캠핑객은 “도비도를 자주 찾아오고 있는데, 밤에 가로등이 있어도 실제로는 불이 안들어와 밤에는 너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물론 도비도 관광지에서 캠핑을 하는 것은 현수막에 게시되어 있듯이 금지되고 있지만, 그들도 당진을 찾아온 손님이자 관광객이다. 

밤에 도비도 일대에 아무도 없다면 가로등을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되겠으나, 캠핑과 차박이 유행이 되면서 알음알음 찾아오는 캠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밤에 해루질을 하러 오는 시민들도 있어 안전문제가 달려있다. 

발을 잘못 딛으면 바다에 빠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게다가 성수기가 다가오면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도비도 A지구(해수탕인근) 해안가의 한 조명시설이 파손된 모습.
도비도 A지구(해수탕인근) 해안가의 한 조명시설이 파손된 모습.

물론 밤에 캠핑을 하거나 해루질을 하는 방문객이 개인 손전등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너무 깜깜한 도비도의 모습은 관광지로서의 이미지에도 좋을 것이 없다. 그렇다면 도비도 일대의 작동하지 않는 가로등은 고장난 것일까 일부러 꺼놓은 것일까.

농어촌공사 당진지사 관계자는 “가로등이 대부분 고장나서 무지개 다리쪽만 켜져 있는 상태”라며 “전기시설이 지중화 돼 있는데 고장이 나, 수리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는데 예산이 없는 상황이고, 당진시와 농어촌공사 간에 도비도(부지)매각 협의가 진행중이라 언제 (당진시에)매각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공사를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진시 교통과 관계자는 “선착장으로 향하는 쪽의 6개 가로등은 배를 타는 관광객과 주차장 이용 편의를 위해 시에서 설치하고 관리를 하고 있으나 그 외는 모두 농어촌공사 소유로 농어촌공사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도비도 관광지 내 (고장난 가로등과 조명은) 농어촌공사가 수리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가로등을 밝히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다. 도비도의 상인 A씨는 “예전에 가로등이나 조명이 환하게 밝혀져 있을 때 캠핑객들이 그 주변에서 종종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비도 상인 B씨는 “캠핑객을 반기지 않는 상인들도 있지만 캠핑객이 도움이 되는 상인도 있고, 가로등은 당연히 밝혀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당진시나 농어촌공사 중) 누가 하겠느냐”라면서 “밤에 텐트치고 야영하는 사람들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만 밤에 불이 안 들어와 사람들이 손전등을 들고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고장난 화장실 조명을 고치는 것에 예산이 몇 천만원 몇 억이 들겠느냐, 몇 번을 고쳐달라고 얘기했지만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도비도 관광지내 밤의 공중화장실. 상인에 따르면 화장실 조명 수리를 건의해왔다고 한다.
도비도 관광지내 밤의 공중화장실. 상인에 따르면 화장실 조명 수리를 건의해왔다고 한다.

당진시는 도비도 관광지를 직접 개발하기 위해 농어촌공사 측과 부지 매입 협의를 진행중인 상황이다. 곧 관리주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측이 굳이 예산을 들여 가로등이나 조명시설을 수리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당진시가 도비도 관광지 일대를 매입해 개발하기 전까지는 도비도의 깜깜한 밤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진시의 도비도 부지 매입과 개발은 속도를 낸다고 해도 금방 진행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시 관계자는 “농어촌공사 측과 부지매입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각종 행정절차와 관련 예산 확보 등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안에 도비도 관광지 계약체결(부지매입)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삼길포는 불야성, 도비도는 탄광마냥 깜깜

당진시의회에서 낙후된 도비도 문제를 거론했었던 서영훈 의원은 “밤에 가보니 삼길포는 불야성 같았고 도비도는 아오지 탄광마냥 깜깜했다”면서 “농어촌 공사가 당진시에 부지를 매각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그때까지 가로등을 밝히지 않는다면 잔칫날까지 몇끼 굶으라는 말과 같다, 가로등을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도비도는 굉장히 좋은 여건을 갖고 있는 관광지임에도 관리되지 않아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며 “농어촌공사가 당진시에 매각을 하든 임대를 하든, 당진시에서 도비도 관광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비도는 비록 폐허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이 이어지는 곳이다. 가로등 문제는 안전문제와 직결돼 있어, 당진시와 농어촌공사 당진지사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사업운영부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 (예산상)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로등과 조명시설) 수리가 가능한지 검토해 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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