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토지 거래 많은 당진, 토지 쪼개기도 활개
외지인 토지 거래 많은 당진, 토지 쪼개기도 활개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05.15 17:00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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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월까지 3개월간 토지 매입 69%가 외지인
개발수요 중심으로 투자자들 몰려
서산은 조례로 원천차단, 조례 없는 당진은 기획부동산 기승
당진시 “심각성 인지...조례 개정해 기획부동산 피해 막겠다”
당진시내 전경
당진시내 전경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최근 3년간 거래된 당진 지역 땅의 62.7%는 외지인(충청남도 외)이 매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당진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7445필지(549만8,000㎡)의 토지가 거래됐으며, 당진과 충남에 주소를 두고 있는 거주자가 매입한 당진 토지는 2,355필지(31.6%)다.

그러나 이 외에 다른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외지인이 매매한 토지는 5,090필지(318만6,000㎡)로 68.4%를 차지한다.

이러한 외지인의 당진 토지 매입은 △2018년 59.9%(총 거래 21,419필지 중 12,849필지) △2019년 66.2%(총 거래 17,439필지 중 11,546필지) △2020년 60.9%(총 거래 24,434필지 중 14,882필지)로 꾸준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외지인의 토지 매입이 높은 이유로는 개발 수요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진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얼마전까지 평택 고덕에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토지 가격도 많이 상승했는데, 이제는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르니까 메리트가 떨어져서 당진으로 눈을 돌렸을 것”이라며 “수도권과 가까운 당진은 언제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당진합덕역 신설과 수청지구 개발 등을 호재로 생각한 외지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발 수요를 생각하고 토지를 매입한 투자자도 있겠지만, 예전부터 당진에 기획부동산이 많이 있었고 지분 쪼개기를 통한 거래가 늘 있었다”며 “개발 호재로 기획부동산이 더욱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특히 당진은 바둑판식 토지 쪼개기를 막을 수 있는 조례가 없다는 허점이 있어 기획부동산이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획부동산은 토지를 매입후에 필지를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으로 쪼개어 가격을 올려 되판다. 문제는 당장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산이나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 후에 지분을 나눠서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기획부동산이 거치고 간 토지 가격은 인근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개발도 어렵고 다시 되팔기도 어렵다”며 “당진에서 기획부동산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많았는데, 피해자가 많이 발생할수록 당진의 이미지도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획부동산 당진 피해 사례, 1년에 20건

또한 “실제로 10여년전 송산면 한 마을의 토지를 기획부동산이 시세에 사들여 토지를 쪼갠 후에 높은 가격으로 수십명에게 되팔았다”며 “지금 그 땅 인근에는 공장도 들어오면서 개발이 됐는데, 정작 기획부동산이 손을 댄 땅은 가격만 높아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땅이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진 토지 거래 시장을 교란시키는 기획부동산을 막기 위한 조례를 당진시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산은 토지를 쪼갤시 도로 공사와 토목공사를 다 해놔야만 택지식 또는 바둑판식으로 분할하는 것을 허가해준다는 것을 조례로 명시했다”며 “아무래도 조례가 있으니까 서산시의 경우 올해 3개월간 거래된 전체 토지 매매 건수 5359필지에서 외지인 매입은 2,457필지로 당진보다 낮고 기획부동산 피해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에서 도시계획조례를 통해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토지 분할에 관한 사항을 정하라고 했지만, 당진시는 조례를 정해놓지 않았다”며 “기획 부동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진시도 기획부동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조례 개정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당진시 허가과 관계자는 “2014년 이전에는 세 필지 이상 분할을 하지 못하도록 조례에 명시했지만, 과도한 제한이라는 민원이 접수되서 이후 전면 허용했었다”라며 “이후 산꼭대기 땅을 분할해서 파는 등의 사례도 나왔고, 최근 1년 사이 20건은 기획부동산에서 매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토지 분할에 대한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를 개정해 제한을 다시 하려면, 분할되는 필지를 몇 개부터 제한해야 하는지 정확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시민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줄 거라 생각한다”며 “하반기부터 명확한 근거를 세울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서 조례를 일부 개정해 기획부동산의 피해를 막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