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맞춰 태안화력 앞에서 개최

[당진신문=최효진 시민기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도화선이 된 고 김용균 씨의 추모 조형물이 설치됐다.

김용균재단(이사장 김미숙)은 지난 28일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청년비정규직 고 김용균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열었다. 이 날 제막식에는 유족인 김미숙 씨를 비롯한 재단관계자,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이태의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해 발언했다.

유족인 김미숙 이사장은 “조형물을 보니 세상을 떠난 지 2년 4개월이 지난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용균이들과 후세들이 일하면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리며, 누구나 행복을 꿈꿀 수 있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부터 지역에서 싸워 온 최진일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대표는 “너무도 늦었지만 작은 약속 하나가 지켜진 오늘은 큰 의미가 있는 날”이라면서 “(추모조형물이) 굳어있는 조형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투쟁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깃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용균 추모조형물 건립은 사고 직후인 2019년 2월 서부발전과 약속된 내용이지만 실행되지 않아 지역의 활동가들과 재단측이 태안의 서부발전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투쟁을 벌이기도 한 바 있다.

김용균 재단 측은 “지금도 또 다른 김용균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과 기업주들 누구도 처벌받거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면서 “사회를 바꾸고, 법과 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 변화를 만들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고 김용균 노동자의 추모조형물을 세운다”고 전했다.

고 김용균 씨는 지난 2018년 12월 10일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사내하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이었던 김 씨의 죽음으로 인해, 위험하고 더러운 업무의 경우 비정규직에게 떠넘겨 버리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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