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자]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석문면 출생인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은 그동안 지역내에서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으며 4월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을 만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당진시농민회장을 맡게 된 소감은?

농민회는 농민을 대표해 농민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조직인만큼 영광스러운 자리만은 아니지만 보람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40여년동안 가톨릭 농민회부터 시작해 각종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많은 동지들을 만났다. 정의롭고 정당한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농민회장으로서 한발 더 앞서나가겠다. 개인이 아닌 농민회의 이름을 걸고 있는 만큼 더 조심하고 진중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악연도 있었고 좋은 인연도 있었지만 지금부터는 더 새롭게, 농민과 지역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대표로 활동하겠다.

▶올해 혹은 임기중 목표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농업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농민회가 당진시 농민단체로서 명실상부하게 대표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농민들을 대표하는 역량을 가지고 농업정책과 농협을 바꿔나가야겠다. 중요한 농업현안은 간척지와 농지 문제다. 땅은 농민에게 가장 소중한 생산 수단이다. 이제는 농민들에게 땅을 돌려줄 때가 됐다. 모든 농지는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간척지도 특정한 세력이나 집단에 특혜성이 아니라, 농민들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어떤 계기로 시민단체 활동을 하게 됐나?

광주 민주화 항쟁이 저에게는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 방송으로 보면서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 비판하고 비난하던 사람중 하나였다. 그런데 서울에 있을 때에 성당에서 신부님을 통해 광주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영상과 진실을 본 적이 있다. 너무 충격이었고 인간성의 회복과 사람으로서의 기본을 회복하기 위한 길을 걷기로 다짐하게 됐다. 그 시기에 선배로부터 가톨릭 농민회 권유를 받으면서 가입하게 됐다. 고등학교 때에도 교련복 비리 문제로 교내운동과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었다. 

서울에 있을 때 로베르또 신부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로베르또 신부- 매향리 폭격장 폐쇄 투쟁과 한국 민주화 운동 등에 헌신한 외국 선교사.) 서양사람도 우리 문제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보고 젊은이들이 싸우지 않으면 누가 싸우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당진에서 농민회와 인연을 맺게 됐고, 당진으로 돌아오면서 한우 비육사업을 했다. 이후 소고기 수입 문제가 나오면서 한우 비육 사업을 헐값에 정리했다. 93년도에 축협에 들어갔고 5년후 축협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부터 민주노총 파견간부 활동을 했었다.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에서 활동도 했고 90년대에는 학교급식 조례 제정 운동을 했다. 또한 농민수당, 쌀수입개방반대 등 관련 활동도 했었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나? 개량한복 외의 옷 차림을 거의 못 본 것 같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기본적으로 소비를 줄여왔다. 옷을 기워입기도 하고, 밭농사를 짓고 있는데 자급자족하기도 한다. 개량한복은 그저 편해서 입는 것이다. 개량한복을 싸게 구한다. 재고처리할 때 구매하기도 한다. 개량한복만 고집하진 않는다. 일할 땐 작업복도 입고 등산할 땐 등산복도 입는다. 

시민단체나 사회운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다른 부모처럼 휴일에 시간을 같이 못보냈다. 오히려 주말에 더 바빴다. 그동안 휴가를 모르고 살았다. 타지역에서 (천막 농성 등에)와달라 하면 그곳에 가는 것이 휴가였다. 30여년동안 그렇게 살아오다 보니 마을사람들을 자주 못만나 마을사람들에게는 이방인처럼 보일 때도 있겠다. 

그동안 내 소신을 지켜온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적대적 관계가 되기도 했다. 기득권층에게는 불편한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나같은 사람 하나쯤 있어야 잘못 가고 있을 때 한번쯤 얘기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나. 농민회장으로서 일하면서도 앞으로 부딪힐 수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임기가 끝나고 같이 막걸리 한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당진시에 바라는 점은?

현재 정권은 농민들의 피와 노동자의 땀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다음 선거에 안나온다고 해도 시장의 임기는(끝이 아니라) 묘지까지 갈때까지 ‘전임 시장’으로 있는 것이다. 당진의 농업정책과 농협에 혁신이 필요하다. 농민권익을 위해 농민들께서도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언론에게도 바라는 점이 있다. 농민들은 전자매체보다 종이신문을 선호한다. 농민들에게 지역신문을 보급했으면 한다. 또한 지역신문이 농업에 대해 깊이 있는 기사를 주기적으로 다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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